[뷰티/청순미 최지우식 코디&화장법]

  • 입력 2000년 2월 1일 23시 54분


◆ “저 사실 순둥이 아니에요” 몰래카메라에 속아넘어가 눈물을 펑펑 흘리거나 드라마에서도 늘 ‘천사표’ 역할만 도맡아 온 최지우가 ‘복수의 화신’으로 연기 변신을 선언한 것은 다소 의외의 일이 아닐 수 없다. “극중 김자영은 야무지고 똑똑해요. 악역은 아니지만 자기 할 말 다하는 성깔도 있는 당당한 여자죠. 일단 연기변신에 대한 주변 반응이 좋아서 안심이에요. 김자영과 제가 어떤 점이 닮았냐고요? 똑똑한 것은 모르겠지만 야무진 구석은 저랑 닮았어요. 사람들이 저를 ‘순둥이’로만 생각하는데요. 평소 제 생각과 감정을 분명하게 표현할 줄도 알아요. 저 알고 보면 야무져요.” 실제로 패션화보 촬영장에서 만난 최지우는 브라운관에서 느껴지는 물렁한 순둥이만은 아니다. 단단한 눈빛에는 소소한 시련을 이겨왔을 나름의 나이테가 담겨 있다. 매니저 배성은씨(28)는 “지우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할 말 다하는 스타일” 이라며 “요즘 들어 부쩍 연기에 욕심을 낸다”고 귀띔한다. 최지우가 연기에 대한 열의를 본격적으로 내보이게 된 계기는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이명세 감독)>에 출연하고부터. 비록 조연이지만 조직의 킬러를 사랑하는 비운의 여인으로 출연하면서 연기의 기초 다지기를 새롭게 했다. 발성 연습에서 감정 변화에 따른 시선의 각도 정하기 등을 통해 ‘수족관의 금붕어’ 같은 여배우가 아니라, 생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살을 역류하는 ‘연어’ 같은 진짜 배우로 거듭난 것. 그이의 선택을 기다리는 시나리오 뭉치도 액션, 스릴러, 멜로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인데, 최지우의 변신이 도발적이지는 않지만 그만큼 연기의 폭이 조금씩 넓어져 가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하지만 ‘벗는’ 영화는 사절한다. ◆ 연기 폭 넓히기 “Oh! Yes”, 벗는 영화 “Oh! No” “영화 ‘개미지옥’ 섭외가 들어왔는데 에로영화는 아니고 스릴러물이지만 벗는 장면이 좀 많았어요. 개인적인 취향을 떠나서 제 노출 장면을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담스러워하겠어요? 몸을 사리는 게 아니라 벗는 연기는 저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역할에 충분히 몰입하기 위해 겹치기 출연을 사양하고 영화는 1년에 딱 1편만 출연할 예정이라는 최지우. 무조건 카메라 앞에만 서면 방실방실 웃어대는 ‘애송이’ 시절과는 다르게 이제는 어떤 카메라 각도가 자신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지 파악해 포즈를 취할 만큼 철저한 ‘계산’도 할 줄 안다. 최근 패션광고 모델 등 각종 CF섭외가 자주 들어오고 있는데, 이는 최지우가 남다르게 소유한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대중이 선호한다는 증거다. 이밖에 패션화보를 진행하던 카메라 감독이 최지우를 두고 “쟤는 어쩜 옆모습도 저렇게 예쁘냐”고 말할 정도로 얼굴 옆선이 고운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우리나라 여성 연기자나 광고모델이 정면에서 본 얼굴은 예쁘지만 옆모습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 이렇게 뚜렷한 이목구비, 늘씬한 몸매, 그리고 긴 팔과 긴 다리로 봤을 때 한 번 쯤 베스트 드레서 반열에 오를 법도 한데 그이가 패션 리더로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제가 그동안 맡았던 배역들이 주로 가난한 집의 착한 딸이에요. 드라마 <진실>에서도 아버지가 국회의원의 자가용 운전기사를 하는 가난한 집 딸인데요. 감독님이 ‘옷 너무 잘 입는다’고 촬영할 때마다 매일 혼내요. 코디네이터가 일부로 촌스러운 옷만 골라 입혀도 ‘빨리 벗겨라’고 화를 내실 정도죠.” 남들은 유명 브랜드 옷을 입어도 옷 태가 날까 말까 한데 최지우는 촌스러움의 극치를 보이는 의상 코디를 해도 ‘튄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옷발’이 잘 받아 걱정이다. 그런 만큼 코디네이터가 별도로 섭외하지 않아도 국내 의상 브랜드의 협찬이 줄을 잇는데 174㎝의 큰 키에 팔다리가 보통사람보다 유달리 길다보니 국산 브랜드는 체형에 잘 맞지 않는다고. 소매길이와 바지길이가 대부분 짧기 때문에 옷 고르는 데 늘 애를 먹는다. 최지우는 평소에 편안한 느낌의 옷을 좋아하고 주로 청바지와 귀여운 원피스를 즐겨 입는다. 발랄한 10대처럼 ‘힙합 바지’를 입어보고 싶지만 아직까지 용기가 나지 않아 전속 코디네이터 이수정씨(32)가 특별히 만들어 준 힙합 바지를 집에서만 입어볼 뿐이다. 최근 한 일간지에 최지우의 올해 토정비결을 게재했는데, ‘사고 없이 가는 곳마다 행운이 있겠다’는 1년 운세와 함께 ‘애정문제로 자칫 망신살이 뻗칠 수 있겠다’는 7월 운세도 함께 실렸다. 아직까지 애인이 없다는 최지우는 어떤 이상형을 꿈꿀까.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좋아요. 주위 사람한테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이어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저만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최근 스톡옵션을 받기로 하고 한 벤처기업의 CF모델 계약을 맺은 최지우.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벤처기업만큼이나 연기자로서 최지우의 위상도 올 한해 하늘을 찌를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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