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인 51년 1월 19일(음력 12월 13일) 마을 인근 괴개굴에서 미군 폭격으로 숨진 가족과 주민등 300여명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밤 11시 원용숙씨(67) 집. 당시 시부모 등 가족 11명을 잃은 원씨는 향불을 피우며 이렇게 소원을 빌었다.
마을 사람들이 이런 소원이나마 빌어볼 수 있게 된 것은 올 제사부터.
‘지난해에는 반세기 만에 시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된 사연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꼭 진상이 밝혀져 편안히 눈을 감으실 수 있기를…’
마을사람들이 이같은 소원이나마 빌 수 있게 된 것은 올해부터.
지난해 말 한국과 미국 언론에 이 ‘괴개굴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돼 공론화되기 전에는 그저 전쟁 중 운이 없었기 때문이려니 했었다.
미군의 폭격이 무자비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 ‘사상을 불순하다’는 의심을 받을까 쉬쉬했다.
요즘 마을 사람들은 이 사건의 진상규명에도 적극적이다. ‘괴개굴사건 진상대책위(위원장 조태원)’를 구성패 피해자 160여명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고 10일에는 청와대와 미대사관 등 9곳에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은 노근리 사건 이외에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고 정부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아 답답함은 여전하다.
조위원장은 “우선 원혼이라도 달랠 수 있도록 정부가 내년부터 합동위령제라도 지낼 수 있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양=지명훈기자〉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