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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22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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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70년대 목소리 높여 여권 신장을 외치던 여성도 시어머니가 되고 나서는 그토록 거부했던 ‘전통적’ 아내 역할을 며느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최근 10년간 며느리를 본 여성 20명 등 66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대부분이 며느리에게 어떤 일보다 아들을 극진히 위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젊은 시절에 스스로를 선구자적 페미니스트라고 여기던 여성들도 시어머니가 되면서부터 며느리의 사회적 성취와 직장생활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조사를 맡았던 사회심리학자 테리 앱터박사는 “시어머니가 된 많은 여성은 자신의 입장을 얘기할 때는 여성의 처지와 여성으로서 겪는 갈등을 동정적으로 표현하면서도 며느리에 대해 얘기할 때는 남편과 아들을 잘 돌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며 시어머니의 이중성을 꼬집었다.
또 장모와 사위 사이가 나쁜 경우는 2건에 그쳤으나 고부갈등을 겪고 있는 시어머니는 10명이었다. 조사대상자 중 며느리를 좋게 평가한 시어머니는 3명뿐이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