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강세전망]高評價된 주가많아 투자 신중

  • 입력 1999년 10월 13일 18시 50분


코스닥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12일 상승폭, 상한가종목 수, 거래량, 거래대금 등에서 사상 최대기록을 세운데 이어 13일에도 지수는 하락했지만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

7월말 이후 지루하게 이어졌던 조정국면을 이제 벗어난 것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반짝 장세’로 그치고 말 것인가.

▽강세 배경〓‘미국의 코스닥’인 나스닥시장의 강세가 뒷받침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8월이후 침체를 면치 못하던 나스닥시장이 최근 인텔 MCI 월드콤 등 인터넷 관련주의 주도로 다시 급등세로 돌아선 데 힘입어 국내 코스닥시장도 동반상승했다는 것.

더 근본적인 이유는 그동안 코스닥시장 종목들의 주가가 지나치게 빠졌다는 인식이 폭넓게 퍼졌기 때문. 7월20일 210까지 올랐던 코스닥지수가 10월1일 150선으로 내려앉으면서 대부분의 종목이 30∼50%나 떨어져 ‘거품’이 빠졌다.

이밖에 벤처투자기금 1조원 조성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벤처 및 중소기업 활성화방안 발표도 강세의 배경. 또 거래소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큰 손’들이 코스닥으로 옮겨와 시장을 뒤흔든데 이어 ‘개미군단’들이 덩달아 추격매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세 계속될까〓강한 반등세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의견.

삼성증권 투자분석2팀 나홍규(羅弘圭)과장은 “인터넷주는 좀 더 상승할 여지가 있지만 나머지는 뒤늦게 ‘사자’주문을 내기에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내재가치에 비해 고평가된 주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라는 것.

수급 불균형도 악재. 연말까지 2조원에 이르는 신규등록과 유상증자 물량이 새로 쏟아질 예정이어서 열기가 식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LG증권 관계자도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일부 종목은 이미 직전 고점(高點) 부근에 도달해 추가 상승 때마다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뇌동매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박남철(朴南哲)팀장은 “거래소시장이 당분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유동자금이 코스닥으로 올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도 한 달이상 활황이 계속되며 지수는 200선에 안착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망종목〓삼성증권은 인터넷 관련주로 한글과컴퓨터, 메디다스를 추천했다. 특히 국민PC 보급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한글과컴퓨터는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종합 인터넷업체로 변신하는 점이 높게 평가돼 적정주가를 6750원으로 잡아놓았다. 이밖에 태진미디어 매일유업 서울방송 등도 실적호전 종목으로 추천됐다.

현대증권은 인터넷 주식은 최근 너무 많이 올랐다며 일반 우량주를 추천했다. 역시 서울방송을 우량종목으로 꼽았으며 한국기술투자 양지원공구 텔슨전자 등도 유망하게 봤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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