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복 재수선 '맞춤 양복' 변신…고객 체형따라 조정

  • 입력 1999년 10월 7일 18시 41분


광고대행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박용규씨(34)는 키 165㎝에 몸무게 90㎏으로 똥똥한 편.기성복은 몸에 맞는지 여부가 선택의 기준이었다는 그가 모처럼 코오롱모드 서울 충무로 본점에서 ‘취향을 맞추었다’.

“직업상 패션에 신경을 쓰는 편인데 취향에 맞는 옷을 입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양복점에서 맞추자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기성복업체에서 소비자가 디자인과 원단, 색상 등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맞춤 신사복’이 환영받고 있다. 기성복의 사이즈를 조정하고 스타일을 변경해 주는 ‘주문형 맞춤’에서부터 체형과 취향에 따라 완전히 새로 제작하는 ‘완전맞춤’까지 등장했다.

개개인의 체형과 취향을 꼭 맞추기 어려운 기성복의 한계와 값이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맞춤복의 단점을 상호 보완한 형태. 경기가 호전되고 수입제품이 물밀 듯이 들어오자 기성복업체에서도 고객의 요구에 맞춰 중고가브랜드를 중심으로 맞춤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

올가을 제품에 ‘이지오더 시스템’을 도입한 코오롱상사는 ‘아더 딕슨’ ‘리노 세루치’ ‘오스틴 리드’를 완전맞춤으로, 이들 브랜드와 ‘맨스타’를 주문형 맞춤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완전맞춤은 좋은 원단을 사용하고 수작업이 많아 가격이 110만∼142만원으로 비싼 편. 같은 브랜드라도 주문형은 가격이 52만∼89만원으로 내려간다. 완전맞춤은 비슷한 수준의 양복점 맞춤복에 비해서는 20∼30%정도 저렴하다.

LG패션은 ‘닥스 신사’ ‘마에스트로’ ‘파시스’에 시행하는 ‘주문 신사복 시스템(SOS)’의 제작기간을 종전의 10일에서 최근 7일로 단축했다. 또 ‘닥스 밀레니엄’ 수트와 재킷을 9월중순부터 완전맞춤으로 한정판매하고 있는데 역시 제작기간은 1주일 정도.

일부 고가브랜드에 대해 제일 먼저 이 제도를 도입한 제일모직은 맞춤신사복이 전체 매출의 30%이상을 차지한다. 완전맞춤과 주문형 맞춤을 하고 있는 ‘빨질레리’ ‘지방시’ ‘카디날’의 맞춤복 비율은 5일 현재 가을 신상품 매출액의 23∼35%. ‘갤럭시’와 ‘로가디스’는 주문형 맞춤만 있다.

지방시의 기획을 맡고 있는 김용익과장은 “남성들의 패션화 개성화가 두드러지면서 맞춤복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 요즘 유행하는 신사복

정장류는 편안한 실루엣 즉 어깨선이 넉넉하고 바지에 허리선 주름이 1∼2개 잡힌 수트가 주류를 이룬다. 허리선은 약간 들어가게 해 볼륨감을 주었다.

버튼은 2,3개가 많다. 지금까지 스리 버튼은 V존이 좁아져 답답하기 때문에 나이든 사람들이 꺼려왔으나 이제는 김대중대통령까지 입을 만큼 확실한 유행패션으로 자리잡았다.

경기 회복세를 반영, 중간톤이나 밝은색 계열이 늘어났으며 회색이 지난해에 이어 강세. 갈색이나 감색도 많다. 단색 또는 단색에 가까운 잔잔한 줄무늬가 대부분이며 선이 뚜렷한 줄무늬는 유행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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