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파 배우」 방은진 英 연기이론서 번역 출간

  • 입력 1999년 8월 16일 19시 35분


연기파로 꼽히면서도 막상 ‘낙지 같이 끈적끈적한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연기자. 그러나 옷을 벗지 않아 실제 ‘몸 놀림’을 추측해야 하는 여배우 방은진(34).

영화 ‘학생부군신위’ ‘301·302’ ‘태백산맥’과 연극 ‘홀스또메르’ 등에서 뛰어난 조연 연기를 보여준 방은진이 영국 연출자 패트릭 터커의 연기이론서 ‘스크린 연기의 비밀’을 번역해 최근 시공사에서 냈다. 국내 연기자가 전문서적을 번역한 것은 이례적이다.

“영화배우나 탤런트라고 해서 몸으로 연기만 하던 시대는 갔습니다. 앞으로는 입고 벗는 것도 주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나름대로 이론무장이 돼 있어야 하겠지요.”

방은진은 과거 ‘너희가 재즈를 아느냐’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7가지 이유’ 등에서 ‘노출연기’를 했다. 그 뒤 ‘연기파’로 변신했음은 물론이다.

방은진은 이 책에서 설명하는 연기의 의미에 대해 “우리 삶과 인생 자체가 연기이기도 하지만 연기자가 하는 연기는 한정된 액자같은 틀에 넣어서 (삶과 인생을) 적절히 보여주는 것이다”고 요약했다.

그는 미국 뉴욕에서 이 책의 원서(The Secrets Of Screen Acting)를 산 뒤 휴대전화처럼 갖고 다니다 번역서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대 의상디자인학과 출신인 그는 의상디자이너로 잠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단편영화 ‘장롱’의 조연출을 맡아 연출공부를 시작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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