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술렁이는 대덕연구단지]고급두뇌 왜 떠나나?

  • 입력 1999년 4월 22일 20시 05분


대덕연구단지 연구인력중 수천명이 올해도 이곳을 떠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기업 부도로 유령건물이 돼버린 몇몇 민간연구소를 포함해 대덕단지의 공동화(空洞化)현상에 대해 과학자들은 “살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고급두뇌들이 모여 있는 이곳은 정부가 도입한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를 비롯해 연봉제, 기관장 공모제, 게다가 인력구조조정까지 겹쳐 도저히 연구에 몰두할 수 없는 분위기.

연구제안서를 내야만 연구비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PBS제도로 제안서만 수북히 쌓일 뿐 실제 개발실적은 거의 없다. 정부출연연이 그동안 개발한 기술중 수출까지 이어진 경우는 단 5건에 불과하다. 10년 이상 걸리는 대규모 기초과학연구에 관심을 갖는 과학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80년대초 경제위기가 닥친 이스라엘 정부는 오히려 과학기술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세계적인 첨단산업국가로 변신했다. IMF사태를 맞은 우리 과학기술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덕〓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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