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임권택감독이 본 이효정

  • 입력 1999년 3월 7일 19시 55분


이번 ‘춘향뎐’에서는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이 춘향이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다. 열녀라든지, 착한 여자라든지…. 이번 영화에서 춘향 역을 맡게 될 이효정은 내가 찾고 있던 바로 그 춘향이어서 아주 만족스럽다.

내가 원하는 춘향의 이미지는 우선 기생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섹스어필해야 한다. 사람은 정신적 사랑만으로 ‘열녀’가 될 수 없으므로 영화속에 관능적인 사랑의 경험을 꼭 포함시킬 생각이다.

또 그 시절에 드물게 ‘배운 여자’였기 때문에 이지적인 면도 필요하다. 변사또로 대표되는 권부와의 싸움에 자신을 던질 줄 아는 당찬 기세가 보여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에 현대적 기준에서 봐도 매력적이고, 조선여인의 고아한 미도 갖춰야 한다.

이효정은 얼핏 귀엽게만 보이지만 내면에 이 모든 점들을 갖추고 있다. 그 잠재력이 밖으로 표출되면 춘향의 새로운 맛이 살아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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