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절단」 자작극…보험금노려 택시운전사와 공모

  • 입력 1998년 12월 20일 19시 37분


서울 금천구 독산동 슈퍼마켓 주인 발목절단사건은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서울 남부경찰서는 20일 “슈퍼마켓 주인 정규칠(鄭奎七·51)씨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택시운전사 김귀룡(金貴龍·41)씨와 짜고 발목을 절단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서는 중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정씨의 경우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단계여서 사기죄 등이 성립하지 않아 마땅한 처벌규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씨는 “증권투자와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빚까지 지게 돼 보험금을 노리고 약1년 전부터 일을 꾸몄다”며 “사건발생 20일 전쯤 평소 알고 지내던 김씨에게 보험금을 타면 5천만원을 줄테니 발목을 잘라달라고 부탁했다”고 자백했다.

정씨의 슈퍼마켓 인근에 있는 택시회사 소속인 운전사 김씨는 정씨의 부탁을 받고 11일 오전1시반경 정씨의 슈퍼에서 소주와 마취제를 먹고 누워 있는 정씨의 양손을 뒤로 묶은 뒤 흉기로 양쪽 발목을 잘라 한강에 버렸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정씨는 지난해 6∼9월 14개 보험회사의 각종 보험 24개에 가입했으나 이번 사건이 자작극으로 밝혀져 보험금은 전혀 받을 수 없게 됐다. 자작극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1급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면 정씨는 모두 20억여원의 보험금을 탈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재현·선대인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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