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5주기]후학승려-신도 8만4천배 기도

  • 입력 1998년 11월 8일 18시 17분


“일생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하늘을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修彌山)을 지나친다….”

짧은 열반송을 남긴채 81세를 일기로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입적한 성철(性徹)큰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로 불교계가 시끄러운 가운데 큰 스님의 열반 5주기인 8일(음력계산) 해인사에선 사리탑 제막식 등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특히 후학 스님들과 신도들은 1일 오전7시부터 8일 오전7시까지 8만4천배 참회기도를 했다. 16년간 날것만 먹는 생식과 10년동안 한번도 드러눕지 않고 잠도 앉은 채로 자는 ‘장좌불와’(長坐不臥)를 했던 성철스님의 일화를 되새긴 것.

81년 조계종 종정직에 추대된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법어만 보낸채 취임식장엔 나타나지 않았던 성철스님은 생전에 “중들의 싸움은 꼴도 보기 싫다”며 종단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6일 조계사 앞에서 만난 한 스님은 “큰스님이 열반하신후 5년간 비디오도 나왔고 책도 나왔고 커다란 사리탑도 만들어졌지만 스님의 ‘무소유’정신만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탄식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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