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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8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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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의 특징은 금이나 은가루로 박막을 입힌 뒤 돌가루로 만든 천연 안료를 아교에 개어 몇차례 덧칠하는 농채(農彩)기법을 썼다. 묘사가 매우 정교하고 장식성이 뛰어나다. 풀잎이나 갈대의 잔털마저 세밀하게 그렸다. 작가는 “이처럼 재료나 표현에 있어 회화와 공예를 혼합한 기법이 한국화 또는 중국화와 크게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그림은 자연의 풍경 묘사를 통한 ‘마음의 여정’을 담았다. 제목도 ‘로(路)―바다로의 여행’과 같이 ‘길’을 강조했다.
그 여행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 한국. 20여년전 부산에서 출발, 경주 고분을 거쳐 휴전선 인근의 산촌까지 한국의 풍경을 스케치북에 담은 적이 있다. 이때 받은 인상이 워낙 강렬해 30대때 그림의 테마가 ‘한국의 묘지 시리즈’가 됐고 한국의 산야를 그린 작품만해도 1백여점에 이른다.
“한국의 풍경과 판소리는 내 그림의 모티브가 되는 보물상자입니다.” 다만 일본화는 외래문화를 발빠르게 수용해 국제화된 반면 한국화는 국제화가 늦다고. 그러나 한국화는 ‘먹의 정신’이라는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화는 표현의 폭이 넓으나 독자적인 색채는 약하다고 말했다.
히라마쓰는 한일간 그림의 차이는 ‘소이(小異)’에 불과하며 한국 중국 일본화 등 동양화는 자유로움이 가장 큰 공통점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오전9시반∼오후5시반 일요일과 14일(토)은 휴관. 02―765―3011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