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버지 모임」,아이들과 기차여행 나들이」

  • 입력 1998년 10월 26일 19시 03분


“감자가 싹이 나서, 잎이 나서, 가위 바위 보.” “아빠가 졌네. 머리 숙여요!”

24일 오후 서울 청량리발 충북 단양행 무궁화호 객실.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대표 나원형·02―263―4131)이 주최한 ‘아빠와 함께 하는 기차여행’에 참가한 아빠들이 이곳저곳에서 자녀들과 열심히 ‘가위 바위 보’를 한다. 다른 쪽에서는 ‘스무고개’가 한창. 또 컴퓨터 회사 유니시스의 김상휘씨(36)처럼 “깜깜해졌지. 굴 안이야” “저게 볏짚이야”라며 차창 밖 풍경을 설명하는 아빠들도 있었다.

이들은 그동안 소홀했던 자녀에게 1박2일 동안이나마 모든 관심을 쏟아보자며 참가한 아빠들. 김광훈씨(40·자영업)는 “냇가에서 고기잡는 것을 비롯해 칡캐기 콩구워먹기 별관찰 등 프로그램이 다양해 참가했다”고 소개. 특히 아들 대영(10)과 국영(7)에게 ‘아빠와 함께 한’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기차여행 준비〓기차여행은 무엇보다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할 수 있는 게 장점. 행선지와 가져갈 것을 아이와 상의하면서 준비하면 아이와 한결 가까워질 수 있다.

기차표는 적어도 10일 전에 예매해야 한다. 철도청에서 운영하는 인터넷의 온라인열차정보안내(www.korail.go.kr)을 이용하면 남은 좌석현황 요금 시간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다. 또 숙박정보는 여행보따리(www.ansony.com)를 이용하면 좋다. 민박도 아이에게는 좋은 추억거리.

이 모임의 대표 나씨는 “친구 가족과 같이 가면 훨씬 재미있고 새마을호보다는 무궁화나 통일호가 떠들 수 있어 좋다”고 조언. 열차내 게임으로는 ‘가위 바위 보’ ‘끝말잇기’ ‘스무고개’ 등이 무난.

▼가볼만 한 곳〓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경의선(서울∼문산)은 당일코스로 가까우면서도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성북역에서 출발하는 경원선의 종착역 철원은 철새와 ‘부서진 철마’, 고인돌 등 고대유적을 두루 볼 수 있는 당일코스. 1박2일 코스로는 중앙선의 단양이 호수와 시골마을, 단풍이 든 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 또 장항선의 충남 대천은 ‘철 지난 바다’가 좋고 부여는 백제문화기행이 가능하다.

〈단양〓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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