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교회신도 燒死충격]「누구나 神」 신도 현혹

  • 입력 1998년 10월 6일 19시 50분


영생교회 내부
영생교회 내부
영생교회 신도 7명이 강원 양양군에서 불에 타 숨진 사건은 ‘잘못된 신앙’의 끝을 그대로 보여준다.경찰은 일단 ‘누구나 신이 될 수 있다’는 교리를 내세운 우종진(禹鍾振·53)목사가 이번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우목사는 82년 S신학대를 졸업한 뒤 86년까지 강원 태백 등에서 전도사 활동을 했다.

그 후 우목사는 87년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영생교회(‘영생교 하나님의 성회 승리제단’과는 무관)라는 개척교회를 세웠으며 중랑구 상봉동 주택가 등으로 여러차례 교회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한때 신도가 1백여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그러나 우목사가 “하나님은 여러가지 신(神)중 하나일 뿐 유일신이 아니다. 누구나 신이 될 수 있다”는 교리를 내세우자 신도들이 차츰 떨어져나갔다.

90년 서울 중랑구 묵2동 현재의 교회로 이전했을 당시의 신도는 우목사를 포함해 7명 뿐이었다.

이때부터 이들은 오전 5시에 일어나 오후 9시 취침할 때까지 이웃 주민들과 접촉을 끊은 채 ‘폐쇄적인 집단생활’에 들어갔다. 쌀과 반찬도 일주일에 한번 꼴로 청량리 경동시장에서 한꺼번에 구입했다.

젊은 신도 4명은 공사장 인부나 봉제공장 직원으로 일하면서 교회운영비를 조달하는 등 우목사를 신처럼 떠받들었다.한편 우목사의 가족은 “우목사가 지구의 종말론을 내세우며 ‘날짜만 잡히면 순교하러 간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연세대 신학과 은준관(殷俊寬·65)교수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생활이 고통스러울수록 사이비종교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기성 종교가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삶’이라는 가치관을 심어주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호갑기자·양양〓경인수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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