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도첩 「동여비고」출간…조선시대 지도발달사 「한눈」에

  • 입력 1998년 8월 28일 19시 36분


조선 후기 지도제작 수준을 한눈에 보여주는 고지도첩이 책으로 출간됐다. 최근 경북대 출판부가 영인 출간한 ‘동여비고(東輿備考)’는 조선조 지도발달사 연구를 살찌워줄 귀중한 자료. 경남 양산의 한 사찰에서 보관중이던 것을 경북대 남권희교수(문헌정보학과)가 찾아냈다.

‘동여비고’에는 진한 마한 변한등 3한의 경계를 구분한 ‘진마변삼한분계지도(辰馬弁三韓分界之圖)’부터 이웃 일본의 주요 지역을 표기한 ‘왜국팔도육십육주지도(倭國八道六十六州之圖)’까지 모두 60장의 지도가 수록됐다. 수록된 지도는 가로 33∼68㎝, 세로 37∼42㎝로 크기가 일정치 않으며 목판본이다.

‘동여비고’는 책 제목이 보여주듯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을 이용하는데 참고로 삼기 위해 편찬된 것.조선초기에 편찬된 지리서 ‘동국여지승람’에는 ‘동람도(東覽圖)’가 수록돼 있으나 지리상의 기밀이 일반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국 산천의 제사 지내는 곳만 겨우 표기해 놓았다.

해제를 쓴 국사편찬위원회 이상태편사연수관은 수록된 ‘도성도(都城圖,서울지도)’를 분석, 1760년에 경희궁으로 개칭된 경덕궁이 옛 명칭 그대로 표기된 것과 숙종37년(1711년)에 축성된 북한산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점 등으로 미루어 숙종8년(1682년)을 편찬시기로 추정했다.

‘동여비고’에는 역사지도와 도별도(道別圖)군현도(郡縣都)가 종합돼 있다. 이 중 조선시대 지방행정 기본단위인 부,목,군,현을 대상으로 그린 군현도의 사료적 가치가 돋보인다.‘동여비고’에 수록된 30여장의 군현도는 각 도를 북부 중부 남부등으로 나누어 읍치(邑治) 강 산등을 상세히 기록한 것.

특히 △각 군현의 명칭을 적은 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별칭을 병기한 점△각 군현에서 서울까지의 거리와 읍치로부터 중요한 산까지의 거리를 숫자로 적은 점△역(驛)원(院)의 위치와 명칭을 일일이 표기해 조선시대 교통제도를 상세히 살펴볼 수 있게 한 점 △크고 작은 사원의 위치와 명칭을 기록해 불교사연구에 도움이 되게 한 점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고현(古縣)의 위치와 명칭을 기록해 각 군현의 변화상을 보여준 점등이 탁월하다.

구입문의는 경북대 출판부. 10만원. 053―950―6741∼3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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