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용 포도주 독해진다… 도수 너무낮아 보관에 문제

  • 입력 1998년 7월 19일 19시 29분


천주교의 미사용 포도주가 독해진다. 지금 7도인 알코올 도수가 일반 포도주(11도)를 조금 웃도는 12도로 높아지는 것.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최근 “도수가 너무 낮다보니 맛이 너무 밋밋하고 보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미사용포도주의 도수를 올리기로 했다.

이에따라 미사용 포도주를 독점공급하고 있는 두산백화는 앞으로 발효과정에 설탕을 첨가, 도수를 높일 계획. 사실 미사용포도주는 원래 12도였으나 95년7월 천주교측이 “포도주에 아무 첨가물도 넣지 말아달라”고 요청, 도수가 낮아졌다. 국산 포도 원료에 아무 첨가물도 넣지 않으면 7도가 된다.

포도주 값도 곧 인상될 전망. 현재 7백㎖짜리 1병의 가격은 병당 1천3백8원. 비슷한 수준의 원료를 쓰는 마주앙스페셜화이트의 공장도가가 5천4백74원인데 비해 4분의 1도 안되는 가격이다. 이는 독실한 카톨릭신자인 두산그룹 박용오회장 일가의 ‘배려’때문.

두산백화 관계자는 “연간 15만병 가량의 미사용포도주를 생산하는데 따른 적자가 한해 2억원 가량”이라며 “알콜도수 상향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와 어려워진 경영여건을 감안, 병당 2천1백원 수준으로 올려달라고 천주교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면서 영성체의식 도중 마시는 포도주. ‘예수의 피’를 상징하는 만큼 제조과정에 들이는 정성도 남다르다. 현재 쓰는 포도는 국내 최고 품질인 경북 의성과 경남 밀양산.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