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시대]공중파등 중계로 시작…전문채널 뒤따를듯

입력 1998-07-19 19:29수정 2009-09-2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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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즈 우주통신사에서 16년째 근무중인 베테랑 엔지니어 이찬호(44)신규사업부장은 “휴즈사가 최근 수주한 민간상업위성의 50%는 일본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아시아 지역의 민간상업 위성TV방송은 90년 홍콩의 스타TV가 효시. 97년에는 일본의 퍼펙TV(올해초 스카이퍼펙TV로 개칭)와 디렉TV재팬이 뒤를 이었다.

한국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대만 필리핀 등이 시험 방송중이거나 채비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 유럽 등에 비하면 아시아는 ‘미성숙’시장이어서 아시아 각국이 위성방송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 디렉TV는 1백85개 채널을 운영하며 시청가구수는 3백30만을 웃돈다. 중남미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갤럭시 라틴아메리카(GLA)사는 휴즈사와 베네수엘라 브라질 멕시코의 민간회사들이 공동설립한 위성방송사. 채널은 1백64개이며 수신가구는 30만이다. 위성방송의 영역이 차세대형 통신기기의 속성상 국경을 가리지 않는 것을 반영하듯 위성의 국적이나 방송사업자의 국적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음을 보여준다.

작년 말부터 방송서비스를 시작한 일본의 디렉TV재팬사는 휴즈사와 마츠시다 등이 공동설립한 민간위성방송사로 채널은 92개이며 수신가구는 10만.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도 이미 위성TV방송은 삶의 질을 높이는 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데이콤이 구상중인 채널 구성 및 요금 체계는 이들 위성방송 선진국들의 것과 유사하다. 방송 시작 단계에서는 우선 50개 정도의 채널로 서비스를 하고 일정한 가입자가 확보되면 80개로 늘릴 계획. 공중파TV 및 케이블TV사와 시청자 확보를 둘러싼 마찰을 피하기 위해 이들 프로도 채널에 흡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혀 새롭게 등장하는 채널은 영화 스포츠를 중심으로 교육 시사정보 홈쇼핑 프로 등 20개 정도.

그러나 현재 케이블TV보다 훨씬 세분화된다. 스포츠채널만 해도 야구 축구 농구 등 한분야만 전문으로 내보내는 채널이 등장하고 영화도 시대극 애정 무협 공포 등 각 장르별로 특화된 채널이 생긴다. 또 개봉시기에 따라 편당 5백∼3천원을 내고 보는 페이퍼뷰(PPV)방식의 영화채널도 가능해진다. 사교육비를 절감하기 위해 유명 대입학원 명강사의 강의를 월 몇천원으로 볼 수 있는 채널도 생길 전망이다.

시청료는 시청자가 원하는 채널만 보고 월정액을 내거나 몇 개의 채널을 묶어 대폭 할인된 요금을 낸다. 안테나와 수신장치 값은 50만원 정도로 예상되나 경우에 따라서는 일정 기간 의무 시청을 전제로 무상임대할 것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송서비스가 언제부터 이루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아직 통합방송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5년 무궁화1호 위성, 96년 2호 위성을 발사할 당시만 해도 위성방송시대에 대한 기대가 일었다. 하지만 그후 3년이 지나도록 관계법이 없어 앞으로 언제까지 ‘시험방송’으로 자원을 낭비할지 모르는 실정이다. 무궁화 1,2호 위성의 투자비 2천4백9억원이 지금까지 시험방송에 잠겨 있고 대부분의 채널을 놀리는데 따른 손실액은 기회비용을 포함, 매달 14억6천만원에 이른다.

현재 국내에서 직경 1.5m 안테나로 수신 가능한 외국위성방송 채널은 3백개에 가깝다. 이중 시청제한장치(스크램블)가 없어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는 채널만 해도 71개나 된다. 이처럼 ‘국경없는 방송 전쟁’은 이미 국지전 규모를 넘어서 세계대전화하고 있는데 우리의 대비가 늦은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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