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 순례]광주「하서 김인후상」

  • 입력 1998년 1월 19일 20시 58분


광주 북구 운암동 광주어린이대공원 중심부에는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1510∼1560)선생의 동상이 있다. 전남 장성 맥동에서 태어난 하서선생은 조선 중기 을유사화 등 4대 사화(士禍)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학자로서의 기품을 잃지 않고 성리학의 한 줄기를 이룬 큰 스승. 선생을 가리켜 정조(正祖)는 “도학과 절의 문장 어느 하나라도 갖추지 않음이 없는 사람은 오직 하서 한 사람뿐”이라고 칭송하며 ‘문정’(文正) 시호(諡號)를 내렸다. 문방사우(文房四友)를 좌우에 둔 높이 2.5m의 좌상은 유작을 새긴 6폭 석조병풍과 그 뒤에 늘어선 10여그루의 소나무와 어우러져 한눈에 선생의 높은 학식과 덕망을 느끼게 해 준다. 석조병풍에는 세자시절 인종(仁宗)의 스승으로 인종이 그린 그림에 시를 지어 넣은 ‘묵죽도’와 도학사상을 집약도해한 ‘천명도’, 한시 ‘자연가’를 비롯한 작품 9점이 새겨져 있다. 이 동상건립사업은 91년 울산 김씨대종회와 하서기념회가 주축이 돼 동상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 일민 김상만(一民 金相万·94년 작고)동아일보사 명예회장이 위원장을 맡으면서 본격화했다. 광주시는 1백43평의 건립부지를 제공했으며 건립기금모금은 울산 김씨종친회, 제작은 조각가 김영중(金泳仲)씨가 맡아 92년 10월30일 제막했다. 제막식에서 일민선생은 “조선조 문민정치와 도덕적 규범이 선생을 필두로 한 시대의 명현들에 의해 이룩됐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광주〓김 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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