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求職)쪽지를 가슴에 단 사내. 53년 서울 명동거리. 궁핍한 시대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온다. IMF시대의 삭풍 탓만은 아니다. 순간의 기록으로 역사를 되살리는 사진예술의 마력(魔力)때문이다.
98년은 문화체육부가 정한 ‘사진영상의 해’. 14일 사진영상의 해 선포식에 맞춰 사진박물관 건립계획 등 사진인들이 준비중인 사업과 사진인들의 기대를 들어본다.》
‘98 사진영상의 해’기념행사가 많다. 사진인들은 반짝행사로 끝내지 않을 생각이다. 숙원사업인 박물관 건립을 이번에 해내자는 결의에 차있다.
한국 사진의 역사는 조선 말엽부터 1백20년 정도. 하지만 사진을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 전시하는 사진박물관 하나 없다. 흔히 5천년 역사를 말하지만 기록과 자료의 가치에는 무관심한 허세가 사진분야에서도 드러난다.
문화가 낮다고 깔보는 중남미 후진국가도 갖추고 있는 사진박물관인데….
올해안으로 사진박물관을 완공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건립의 기초를 다져 21세기에는 번듯한 사진박물관을 갖추겠다는 것이 사진영상의 해 조직위원회의 계획이다. 박물관에는 사진자료보관과 상설전시장 임대전시장 사진단체사무실이 들어설 예정이며 입장료 전시장임대료 사진자료 판매 수입 등으로 운영하게 된다.
건축비 마련이 가장 큰 숙제. 총 15억원 규모로 정부 예산 일부를 지원받아도 힘겹다. 대기업협찬을 기대했지만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 사진인들의 대대적인 호응없이는 어렵게 됐다.
이봉하 사진영상의 해 집행위원장이 1천만원, 조유성조직위원이 2백만원을 찬조금으로 냈다. 몇몇 집행위원과 조직위원도 찬조금을 냈으며 조만간 모두 찬조금을 낼 계획이다. 이와함께 3월중에는 후원의 밤 행사를 열어 전국 사진인의 힘을 모아나갈 계획이다.
조직위는 사진인과 사진을 사랑하는 일반국민의 작은 정성이 모아지길 기대하며 모금창구를 개설했다. 계좌번호는 외환은행 234―13―01063―2, 예금주는 98사진영상의 해 조직위원회.
건축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자료를 모으는 일.
사진단체와 언론기관 등이 갖고 있는 사진을 기증받고 외국의 문서보관소 박물관 연구기관 등이 보유한 사진자료도 수집한다.
사진영상의 해 조직위원회가 준비중인 그밖의 행사는 다음과 같다.
△98사진영상축전〓5월19∼27일. 한국종합전시장 태평양관. 작품사진 사진기기 비디오영상작품전이 있다.
△한국사진역사전〓11월중. 예술의 전당 전시관. 한국사진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사진을 전시.
△전국민사진축제〓7월중.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내고장’이란 주제로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전시회를 한 다음 마련될 축제. 향토풍물제도 있다.
△한국 현대기록사진전(정부수립 50주년 기념)〓7월2∼11일. 세종문화회관 전시장.
△남북교류사진전〓일시 미정. 서울 한국프레스센터내 서울갤러리. 남북사진작가의 실무협상을 거쳐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 전시회. 작가 교환방문도 추진.
△사진의 시각적 확장전〓9월28일. 국립현대미술관. 설치영상과 상영전시 등 다양한 미디어 아트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