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란」온다…불황속 불량거래자 늘어

  • 입력 1998년 1월 13일 2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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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 따라 실직이나 감봉 등으로 실질적인 소득이 줄어든 신용카드 소지자들에게 연체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서울지법은 신용카드사의 소액소송이 꾸준히 늘어나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들이닥친 지난해 12월 이후 하루 평균 1백여건이나 접수됐다고 밝혔다. 서울지법 민사단독과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체 소액소송 가운데 카드연체 소송의 비율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평소 30∼40건이던 사건이 지난해 말부터 하루 최고 1백여건 넘게 들어오는 등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카드㈜에 따르면 신용카드 불량거래자와 연체대금은 지난해 10월 말 전국적으로 1백60여만명 7천여억원에서 1월 현재 8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 카드회사들은 정리해고제가 조기에 도입되면 대량실직 사태가 불가피해 카드대금 연체사태가 가속화되면서 카드사별로 매달 1천여건에 육박하는 ‘소송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A사의 경우 지난해 12월 현재 한달전인 11월에 비해 50건이 늘어난 5백50여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현재 지점별 연체건수를 취합, 소송을 제기할 경우 3월부터는 소송 폭주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며 “소송에서 이겨도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돈은 30%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법원에 가압류 등 강제집행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호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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