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줄고 휴가는 늘고… IMF시대 『공부나 하자』

  • 입력 1998년 1월 12일 08시 29분


국제통화기금(IMF)위기를 뒤집어보자. 직장생활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고용불안을 느끼는 새내기 직장인들…. 하지만 이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 S그룹의 김호영씨(28·경기 고양)는 최근 이전의 취미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IMF사태’이후 회사가 ‘연월차 휴가 때는 반드시 쉰다’는 방침을 정한 것. 박씨는 “선배들은 ‘안 그래도 시원찮은 지갑이 더 얇아지게 됐다’며 울상이지만 나같은 신입사원들은 재충전시간의 확보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최근 일본어학원에 수강신청한 D그룹의 박승범씨(27·서울 신림동)는 “쉽게 벌이던 술자리가 요즘 들어 크게 줄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며 “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잃는 선배들을 보니 실력을 갖춰 ‘몸값’을 올려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 차제에 낭비적인 생활방식을 확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꺼이 회사의 경비절감운동에 앞장서는 이들도 많다. 이면지 활용, 종이컵 사용금지, 사적 전화 자제하기 등의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샘의 주택사업본부 성현주씨(27·서울 방이동)는 “이전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회사물품을 낭비했다”며 “강제로 절약해야 하는 것이 좀 불만스럽지만 사실은 이전부터 지켜졌어야 하는 일들”이라고 말했다. 또 궂은 일은 부하직원에게 맡기고 뒷짐만 지고 있던 상사들이 직접 발로 뛰는 모습도 환영할 만하다는 것. 한국경영컨설턴트협회 사무국장 강영만씨는 “직장인들은 모두가 IMF 한파로 몸과 마음이 잔뜩 움츠러든 상태”라며 “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조직과 구성원들을 합리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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