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영화평론/심사평]최민·강한섭

  • 입력 1998년 1월 6일 20시 19분


응모작 24편 가운데 별다른 이의없이 김연의 ‘안토니아스 라인:오늘날 우리가 대안을 찾는 방식’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영화 전체를 두루 살피는 균형감각이 뛰어나며 논지가 당당하고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삶에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한가지 방식으로서의 영화라는 관점에서 주어진 작품의 내러티브를 수동적으로 추적한 것이 아니라 확고한 주관으로 재해석하려 한 점을 높이 살 수 있었다. 간혹 서술하고자 하는 바가 일반적인 이야기로 풀어지는 위험이 엿보이는데 이 점은 앞으로 구체적인 작품을 놓고 평론할 때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 오우삼감독의 동명영화를 다룬 ‘페이스오프’와 임권택감독의 ‘축제’를 다룬 ‘죽음의 현장에서 열리는 화해의 공간’이 돋보였다. 전자는 새로운 이미지 문화라는 콘텍스트 내에서 자아의 정체성 문제를 중심으로 영화를 읽으려한 관점이 흥미 있었으나 논리가 치밀하지 못했고 후자는 능란한 문장에도 불구하고 작품 자체를 논하기보다는 죽음에 관한 명상으로 치우쳤다. 되도록 우리 영화를 다룬 글(모두 15편) 가운데 당선작을 뽑고 싶었지만 ‘죽음의 현장에서 열리는 화해의 공간’을 제외하고는 수준에 못미쳐 유감이었다. 왜 우리 영화를 다룬 글들이 외국 영화를 다룬 글보다 대체로 뒤떨어지는지 반성해 보아야 할 터이다. <최민·강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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