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도 미술이다…조각가 서동화교수 「경비행기작품」제작

  • 입력 1997년 12월 5일 08시 26분


캔버스는 창공, 화필은 비행기, 재료는 첨단 테크놀러지. 조각가 서동화(44·신구전문대 교수)가 두번째 비행기를 만들었다. 날개 10m,길이6m,높이 1.9m, 무게 2백㎏. 이름은 「사막의 잔치」. 기술적 불모지이면서도 환경측면에서는 피폐해진 한국의 현 상태를 극복하자는 의지가 들어있다. 서교수는 1년간 수많은 부품과 2천여가지의 아이디어를 종합해 수작업으로 이를 만들었다. 시속 2백㎞. 지난 9월초 경기도 안산에서 시험비행을 했고 지난달 서울 포스코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처음 비행기를 만든 것은 지난해 8월. 4년 동안 2백여권의 전문서적을 읽으며 비행기구조와 재료 공기역학 등을 혼자 익혔다. 항공기 조종사 자격증도 땄다. 그는 『직접 두드리고 용접하고 부품을 맞춘 100% 순수창작 비행기』라며 『작업과정에서 발견한 내용들을 특허로 내지 않고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조소과 재학시절부터 컴퓨터 비디오 등 첨단 기계에 관심이 많아 움직이는 조각, 태양열 자동차 등을 만들었던 그는 남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기술적으로 좀더 어렵게 느껴지던 비행기에 도전했다. 『미술은 항상 같은 소재로 같은 표현을 하기보다 시대에 따라 새로운 기술을 응용하고 환경을 다루어야 합니다. 저의 작업은 현대 기술을 이용한 테크놀러지 예술이지요』 준비단계에서 작업과정 그리고 비행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업은 커다란 행위미술이다. 전시회에서 그는 항공촬영사진을 함께 전시, 관객과 체험의 공유를 꾀한다. 평론가들은 『비행의 환상을 충족하고날지 못하는 인간의 신체를 확장한다』(이원곤) 『자연과 과학을 결합한 주제전들을 통해 현대 환경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유재길)고 평했다. 서교수는 『미술가도 비행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비행기부품하나 제대로 못만드는 한국의 수준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며 『과학기술에 좀더 관심을 갖고 투자하기를 바라는 일종의 시위』라고 말했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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