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후문에는 살수대첩(薩水大捷)의 영웅 을지문덕(乙支文德)장군이 늠름한 모습으로 서 있다.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장군은 서기 612년 봄 중원을 통일한 수나라 양제의 1백만 대군을 맞아 싸워 이겼다. 장군은 적군이 압록강에 이르자 하루 일곱번 싸워 일곱번 짐짓 패해 적군을 평양 가까이 끌어들인 뒤 적장 우문술에게 시를 보냈다.
「신묘한 그대 전술 천문지리 통달했네/싸움마다 이겼으니 공이 이미 높았구나/원컨대 족한 줄 알고 그만둠이 어떠료」.
을지문덕장군의 전략에 속은 것을 깨달은 수나라 군사는 서둘러 철병, 살수(지금의 청천강)에 이르렀지만 미리 매복해 있던 고구려군에 완전 섬멸돼 수나라로 돌아간 군인은 2천7백여명에 불과했다.
을지문덕장군 동상은 69년 10월14일 양화대교 부근에 건립됐다가 양화대교 신교(新橋)가 건설되면서 81년 10월21일 현재의 자리로 옮겨졌다.
동상의 비문은 노산 이은상(鷺山 李殷相)선생이 썼고 최기원씨가 조각을 맡았다.
좌대 높이는 9m이며 동상 높이만 6m나 된다.
다음은 비문의 내용.
「지혜와 담략이 뛰어난 을지문덕장군에 패한 양제는 그로 인하여 제 몸과 나라를 모두 망치고 말았으니 장군은 조국 고구려와 함께 동아천지를 흔들었고 그 용맹과 슬기의 빛나는 전통은 자자손손 전하여 온 것이다」.
〈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