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호화판 생일잔치 유행…레크리에이션강사까지 불러

  • 입력 1997년 11월 4일 19시 53분


서울 강남과 강북지역 일부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레크리에이션 강사와 요리사까지 동원하는 초등학생의 호화판 생일잔치가 유행하고 있다. 이모씨(34·주부·서울 강남구 압구정동)는 지난주 1백20만원을 들여 초등학교 2학년 딸의 생일잔치를 치렀다. 레크리에이션강사와 요리사를 불렀고 초대된 딸 아이의 친구 30여명에게는 각각 5천원 상당의 선물까지 주었다. 이씨는 『초등학생 생일잔치 비용으로 과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남들이 다하는 것을 못해주면 딸아이의 사기가 떨어질까봐 무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생일잔치에 들어가는 돈은 평균 1백여만원.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부르는 기본 비용이 30만원이며 강사가 피에로복장 풍선 고깔모자 폭죽 등의 소품을 준비해 오는 경우에는 50여만원까지 올라간다. 요리사를 불러 음식을 준비할 때 지불하는 비용은 초대된 사람 한명에 1만5천원에서 2만원. 음식재료를 준비하는데 들어가는 돈까지 합치면 30대 봉급생활자 한달치 봉급으로도 빠듯하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삼성 우성 현대아파트 등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에도 호화판 생일잔치가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고 부모들의 고민도 덩달아 늘어간다. 박모씨(35·여·회사원)는 『이곳 아파트단지 초등학생간에는 얼굴사진을 넣은 초대장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라며 『비용도 그렇지만 초청하는 아이들이 앉을 자리가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초호화판 생일잔치는 초등학생간에 위화감을 낳게 하는 등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아 일부 교사들은 학부모에게 이를 자제토록 권유하고 있다. 〈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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