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꼭 무대에 서고 싶어요』
중학교 3학년생으로 제2의 「너바나(미국의 유명 언더그라운드밴드)」를 꿈구는 김진홍군. 중학교 1학년 때 스키장에서 우연히 들은 헤비메탈음악에 묘한 매력을 느껴 음악에 심취하게 되었다고 한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중학생이 밴드를 한다고 하면 왠지 불량한 느낌이 들지만 김군은 성적도 상위권이며 모범생이다. 자기가 지켜야 할 것은 지키면서 하고 싶은 일은 시간을 아껴서라도 하는 「1318」세대중 한명이다.
중1 겨울방학 때부터 배우기 시작한 베이스연주는 이제 상당 수준에 올라있다. 처음에는 김군이 음악에 심취하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던 부모도 김군이 몇 번이나 손가락에 피를 흘리며 연습하는 것을 보고 베이스기타를 사주었다고 한다.
김군은 혼자서 작사 작곡도 하며 심지어 언더그라운드 밴드를 찾아다니며 직접 인터뷰를 해 10대를 위한 온라인잡지에 띄우기도 한다. 「허벅지밴드」 「황신혜밴드」 등 이른바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스튜디오가 집 근처에 있어 가끔씩 찾아가 연주를 배울 때도 있다. 또 외국 희귀음반을 구하기 위해 외국 음반수입상을 뒤지는 것도 그의 취미중 하나다.
『학업에 지친 제 주위 친구들은 제가 하는 연주에 대해 별 관심이 없지만 전 너무 재미있어요. 조만간 학생밴드인 「사신(四神)」의 세션을 맡을 것 같아요』
한편 이를 지켜보는 어머니 최보문씨(정신과의사). 김군이 중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했다가 성적이 다소 떨어진 것이 음악 때문이라고 생각,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일단 적당한 거리를 두고 아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기로 했다. 부모가 원하는 것이 곧 자녀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조금씩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학업성적」이라는 너의 자존심은 잃지 말라는 말은 자주 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더라도 학생의 기본을 잃어서는 안되니까요』
여기에 김군도 반대하지는 않는다. 음악말고도 커서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학업을 소홀히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학에 가서 좀 더 깊은 음악의 세계와 또 다른 세상을 체험해보고 싶다고 한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