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의 너울이 드리워진 신당, 청홍쾌자를 입고 신장대를 흔들며 온몸으로 신을 맞아들이는 무녀, 삼신각에서 치성을 드리는 삼신할미…. 우리 민족 정서의 원형(原形)으로 스며있는 무속이 춤극의 형태로 중국대륙에 소개된다.
중국 문화부 초청으로 11일부터 25일까지 중국 순회공연을 갖는 국립무용단의 춤극 「무녀도」. 중국 무극(舞劇)의 해이자 한중 수교 5주년을 기념, 상해 장춘 북경에서 모두 6차례 공연된다. 소요경비는 중국 문화부 대외연출공사가 부담한다.
김동리 원작의 동명소설을 춤극으로 꾸민 무녀도는 토착종교인 샤머니즘과 외래종교인 기독교와의 갈등을 한 무녀의 비극적인 가족사에 투영시킨 작품.
의붓딸 벙어리 낭이와 살고 있는 무녀 모화 앞에 십 여년 만에 외동아들 욱이가 나타난다. 재회의 기쁨도 잠시, 기독교에 심취한 욱이와 토속신앙을 고수해온 모화의 갈등은 깊어간다. 결국 모화는 아들을 찌르고 대동굿을 벌인 뒤 자신도 강물에 뛰어든다.
청룡 황룡이 꿈틀거리는 무대 전면의 거대한 무녀도를 배경으로 굿거리 장단과 주술적인 구음이 어울려 신당의 신비스런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중간중간에 삽입되는 톱연주는 구슬픈 음색으로 모자의 비극적인 숙명을 표현한다.
무녀도를 안무한 국수호국립무용단장은 『북한이 자랑하는 종합무용극 「봉선화」 중국순회 공연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공연을 갖게돼 부담감이 느껴진다』며 『가장 한국적인 무속신앙을 소재로 한 무녀도를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진 작품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