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입양 이삼돌-김선경씨,일산서 백년가약

  • 입력 1997년 7월 13일 20시 10분


스웨덴 입양아인 토비아스 하이비넷(한국이름 이삼돌·26)과 안나 크리스텐슨(한국이름 김선경·24)의 전통혼례식이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구 풍동 소재 카페 「숲속의 섬」 잔디밭에서 열렸다. 20여년전 입양된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의 재외한국입양인협회에서 처음 만나 사귀어 왔으며 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고양시민들의 도움으로 전통혼례식을 올리게 된 것. 스웨덴 시사주간지 「힐 스티프텔슨」기자인 토비아스는 지난해 8월 한국정부 초청으로 「96 한민족제전」 취재차 고국땅을 밟았으나 친부모를 찾지 못하고 돌아갔다. 토비아스가 약혼녀인 안나와 함께 지난달 중순 한국에 오자 지난해 거처를 제공했던 金俊默(김준묵·42·미래미디어 대표)씨가 「고국의 따스한 품을 느끼게 해주자」는 취지로 전통혼례를 제안했다. 이 제안에 김지하 김민기씨를 비롯한 문화계 인사들과 李燦赫(이찬혁·40)경기도의원 등이 동참,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비용을 부담하기로 해 혼례가 이뤄졌다. 이날 혼례는 고양시국악협회 풍물패의 길놀이에 이어 두 사람의 앞길을 밝히는 촉화식(燭火式)으로 시작됐다. 붉은 원삼족두리와 파란 사모관대를 입고 야외식장에 들어선 두 사람은 실수를 연발, 하객으로 참석한 1백여명의 고양시민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두 사람은 혼례가 끝난 뒤 『조국이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하객들의 정성에 눈시울을 적셨다. 한편 두 사람은 그동안 전국을 돌아다녔으나 아직 친부모를 찾지 못하고 있다. 토비아스는 71년생으로 생후 1개월때 이리∼전주간 열차 안에서, 73년생인 안나는 태어난지 2,3일만에 서울 신촌역 앞에서 발견됐다는 것. 02―3141―9677 〈고양〓선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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