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먹자골목.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도심공항터미널 한국종합전시장(KOEX) 앞에 뻗은 왕복 6차로 도로의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다. 길이 2백50여m, 폭 1백여m의 주택가가 2,3년새 「먹자골목」으로 탈바꿈했다. 6차로 도로로 통하는 5개의 골목, 이 도로와 평행해 길게 뻗은 2개의 골목을 가로세로로 따라가며 대형식당과 일반주택을 개조한 음식점 2백여개가 오밀조밀 들어서 맛자랑을 하고 있다.》
이 부근에는 포스코빌딩 삼성전자 인터콘티넨탈호텔 무역센터 등 대형오피스 빌딩이 밀집해 있어 음식점의 입지로는 더할 나위 없는 곳. 또 각종 전시회를 보기 위해 멀리 지방이나 외국에서 종합전시장을 찾는 사람들까지 평일 하루 유동인구만 4만∼5만명에 달한다.
삼성동 먹자골목의 특징 중 하나는 좁은 공간 안에 한식집 복집 횟집 두부집 순대국집 고기집 중국집 등 온갖 종류의 식당이 모여 있다는 것. 점심때마다 괜찮은 메뉴를 찾느라 고심하는 다른 지역의 샐러리맨과 비교하면 이 부근 직장인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정도순대리는 『개성있는 메뉴를 내놓는 식당이 너무 많아 점심시간마다 무엇을 골라 먹을지 선택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라며 행복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식사를 끝낸 뒤에는 골목 곳곳에 자리잡은 아담한 카페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종류와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식당이 맛과 서비스, 실내분위기 면에서 「기본」을 갖췄다. 비교적 부담이 적은 가격에 맛깔스런 음식들을 내놓고 있다.
동해안횟집의 신한식사장은 『음식점간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 어지간한 음식맛이나 실내 분위기로는 채 1년을 버텨내지 못한다』고 귀띔했다.
평일 점심때는 넥타이부대로 북적대지만 주말이면 가족 단위로 맛난 음식을 찾아온 승용차들이 골목마다 북새통을 이룬다. 음식과 서비스가 깔끔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요즘은 수서나 분당에서도 많은 가족들이 찾고 있다. 회사원 김명서씨(35·서울 강남구 개포동)는 『주말에 아이들과 종합전시장에서 열리는 행사를 구경한 뒤 먹자골목에서 밥을 먹고 백화점에서 쇼핑까지 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널찍한 주차공간이 있는 음식점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주차장이 부족하고 좁은 골목길은 일방통행이라 차를 가져가면 불편하다. 한국종합전시장이나 도심공항터미널의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편이 무난하다. 대부분의 음식점은 연중 무휴.
이 부근 직장 세곳에서 「미식가」 2명씩을 추천받아 이들 6명에게 각각 10개의 식당을 추천해 주도록 부탁했다.제각기 특징이 있어 우선순위를 정하기는 어려웠으나 2명 이상이 복수로 추천한 식당을 중심으로 「맛집 20곳」을 제안해 본다.
즐겨 찾는 식당을 추천해 준 사람들은 무역협회의 이기성(무역조사부) 조중우(홍보실) 인터콘티넨탈호텔의 이승걸(판촉부) 김경수(경리부) 현대백화점의 김미경(여성캐주얼팀) 장승렬씨(총무팀) 등이다.
〈박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