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커,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 음반2장 출반

  • 입력 1997년 6월 27일 07시 18분


뽕나무밭을 푸른바다로 바꾸어놓는 세월의 힘. 야심만만한 청년예술가의 초상으로부터 깊이와 넓이를 갖춘 노거장을 틔워올린다. 올해 73세를 맞은 헝가리출신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 그가 92년 녹음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이 출반됐다(RCA). 때맞추어 같은 악보로부터 일구어낸 57∼59년의 「수확물」도 다시 선을 보였다(EMI). EMI의 앨범은 슈타커가 기교적으로 절정에 있던 시기의 산물. 거칠것 없이 밀고 나가는 힘과 능숙한 기교가 돋보인다. 낭랑한 음색으로 한음 한음 짚어나가는 활 앞에는 어떤 복잡한 조형도 자연스럽다. 어려운 악구를 자랑하다시피 강조하기보다는 한없는 자연스러움으로 악보의 까다로움을 덮어버리는 모습에서 이 젊은 거장은 이미 현재의 면모를 예고한다. 92년. RCA의 새음반은 한층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 음 사이의 연결은 한층 풍요해졌으며 긴장과 이완의 대조가 짙은 음영을 남겨 섬세한 표정이 더 잘 살아나고 있다. 차분한 행보속에서도 6번 소나타의 「가보트」에서 「지그」에 이르는 벅차오르는 듯한 밝음이 인상적. 슈타커는 7월2일 호암아트홀, 3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연주회를 갖는다. 3일 연주곡목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중 1∼3번으로 짜여졌다. 지난 5년 동안 그는 어떤 깨달음을 더 얻었으며 이를 어떻게 소리의 그릇에 담아낼까. 〈유윤종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