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재료를 가지고 누가 더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느냐. 방송사 간판인 9시뉴스를 놓고 TV3사가 벌이는 시청률 경쟁의 기본구도다.
이 경쟁에 임하는 방송사의 전략은 한 마디로 요약된다. 「좀 더 말랑말랑하게!」
최근 방송개발원이 KBS1「뉴스9」 MBC「뉴스데스크」 SBS「9시뉴스」 등 방송3사 메인뉴스 1주일치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전체 기사 건수 5백95건 가운데 절반가량인 전체의 48.1%가 흥미위주의 연성뉴스로 채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성뉴스가 가장 많은 채널은 MBC. 전체 1백97건의 기사 중 52.3%인 1백3건이 연성뉴스였다.
현재 9시뉴스에서 연성뉴스가 가장 많이 배치되는 순서는 뉴스시작후 7∼15번째 사이의 뉴스 중반부. 시청자 집중도가 떨어지는 시간에 오락적 선정적 뉴스로 관심을 끈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MBC의 경우 연성뉴스가 첫번째 순서로 나오는 경우가 1주일 중 3일에 달했으며 SBS도 1주일에 3∼4일은 뉴스 초반부인 2∼5번째 순서에 연성뉴스를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뉴스를 정치 경제 사회 등 12개 주제로 분류해 각 주제별로 연성뉴스의 비율을 살펴본 결과 7개 주제에서 50%이상이 연성뉴스로 채워지고 있다. 사건 사고 등 사회분야 보도에서도 54.9%가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고발보다 선정적인 영상구성에 의존하는 연성뉴스로 조사됐다.
일례로 지난달 28일 KBS「뉴스9」는 남성동성연애자를 상대로 변태영업을 해오다 적발된 여관에서 흐트러진 요가 깔려 있는 방과 화장실 등을 지나치게 자세하게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는 것.
이처럼 메인뉴스에서 연성뉴스의 비율이 높은 것은 무엇보다도 지나치게 긴 뉴스시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웅진 연구원은 『외국 메인뉴스의 경우 약 30분 정도의 주요뉴스만으로 구성된 반면 국내뉴스는 1시간에 가까울 정도로 길게 편성되어 있다』며 『이때문에 정통뉴스 형식에서 벗어난 연성뉴스가 높은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연구원은 △메인뉴스 시간 단축 △뉴스의 섹션화 △해외특파원을 적극 활용한 국제뉴스의 정보화 △고발성 기사의 내실화 등을 뉴스의 연성체질을 탈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