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이잉」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굉음이 용인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울린다. 뜨거운 태양아래 펼쳐지는 0.001초의 승부. 거기에는 주체할 수 없는 젊음의 열기가 있다.
카레이서 경력 7개월. 그러나 자동차에 파묻힌지는 3년 7개월째다. 고등학교 2학년때 부터 자동차경기장을 찾으며 카레이서의 꿈을 키워온 최종석군(20·용인대 2년 휴학중). 그는 레이싱팀 「랩터스」의 막내다.
『국민학교 4학년때부터 스타TV의 레이싱경기와 자동차경주 전문잡지를 보면서 관심을 가졌죠. 고등학교 2학년때는 학교를 빠지면서까지 경기장에 가곤 했어요』
최군이 카레이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스피드가 주는 매력 때문이었다. 달리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카레이서의 세계는 밖에서 보던것 만큼 화려한 것은 아니었다.
차량을 정비하는데 수백만원이 들어가는 비용은 둘째 치고 무조건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고 빨리 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가장 기분 좋을 때는 남들보다 빨리 달렸을 때죠. 힘드냐구요. 좋아서 하는 일인데 왜 힘들겠어요』
최군과 같은 팀에서 연습생으로 활동중인 장준오군(19). 그는 아직 정식 카레이서는 아니다. 부산경성대 1년생인 장군은 카레이서인 삼촌을 따라다니면서 이 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따라 다녔지만 용인스피드웨이의 탁 트인 경주로를 보고는 「나도 한번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장군은 레이싱팀에 들어가 현재 이론교육을 받고 있다.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하고 경기장에 찾아 오려고 해요. 그러나 젊은이들의 열기에 비해 경기장 시설 등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한편 「젊은 카레이서군단」의 홍일점인 최명희양(21). 그녀는 어머니를 이어 여성카레이서가 되는 것이 꿈이다. 아직 정식카레이서가 아닌 연습생이지만 현재 카레이싱 「인터내셔널팀」의 단장인 어머니 김태옥씨(44)를 따라 거의 매일 용인에 나와 이론 등의 기초교육을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96년 파리∼다카르랠리에 여성으로는 처음 출전한 한국인이기에 그 딸 또한 일찍부터 카레이서의 소질을 보인 것은 당연하다.
지난 92년 어머니가 레이싱을 하다 차가 뒤집힌 것을 목격하면서 다소 겁이 난 것도 사실이지만 달리는 상쾌함과 운전의 즐거움에 금세 그것도 잊어버렸다. 현재 이팀에는 최양보다 어린 오태승군(20)도 카레이서가 되기위한 꿈을 불태우고 있다.
『저는 한때 많이 방황했어요. 좋아하기는 하지만 「과연 카레이서로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에서 말이에요. 또 돈도 못 벌면서 수백만원을 들여야 하는 카레이서생활이 부모님에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한때 방황하다 지금은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는 구완회군(22)이 털어놓는 얘기다. 물론 구군처럼 이들에게 어려움은 항상 따라다니지만 꿈은 하나다. 세계무대에서 뛰는 「포뮬러1」 레이서가 되겠다는 것. 그날을 위해 이들은 오늘도 쭉 뻗은 경주로에 우뚝 섰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