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동아 장편공모,내년 서른돌…박완서씨 등 거목 배출

  • 입력 1997년 6월 13일 09시 58분


여성동아 장편공모가 내년이면 서른돌을 맞는다. 유일하게 여성응모자만을 상대로 하는 이 공모는 그간 숱한 작가들을 배출, 우리 여성문학계에 깊고 뚜렷한 발자취를 남겨왔다. 당선자 가운데는 2회 이지욱씨처럼 남성의 신분을 감추고 응모, 취소된 이도 있었다. 문인들 사이에서 이씨는 입산해 승려가 된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70년 「나목」으로 당선, 불혹의 나이에 문학을 시작한 박완서씨가 여성동아 문인으로 가장 큰 산을 이뤘다. 20여권에 달하는 그의 작품들은 세계사에서 전집으로 출간되고 있다. 스튜어디스 출신 조양희씨(88년)는 수필에 힘쏟고 있다. 최근 해냄에서 펴낸 「희망으로 펴낸 조각보」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조씨의 어머니 박옥조씨도 90년 응모, 첫 모녀 당선을 기록했다. 박진숙씨(81년)는 MBC의 「아들과 딸」 등 화제작을 집필한 방송작가가 됐다. 가야금 연주자 박재희씨가 스승인 가야금 대가 함동정월의 삶을 담은 당선작 「춤추는 가얏고」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높은 문학성으로 나갔다」고 정평받는 이로는 「사십세」의 작가 이남희씨(86년)가 있다. 지난해 유춘강씨의 당선작 「29세」는 6만부 이상이 팔렸다. 지난 1년 동안 여러 장편공모 당선작 가운데 가장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들은 여성동아 문우회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분노의 메아리」 「불의 터널」 등 7권의 동인지를 펴냈으며 지난달 최근 작품집 「예감」을 세상에 내보냈다. 당선자 중의 한사람인 김향숙씨는 동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여성동아 장편 심사를 맡아오고 있다. 김씨는 올해 당선작에 대해 『순수하고 집요한 열정이 느껴진다』며 『여성이라는 존재의식과 자연, 성애(性愛) 등에 대한 묘사가 근래 보기 드문 정밀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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