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스트레스 탈출]먹고 놀고 달리고 목터져라 부르고…

  • 입력 1997년 6월 3일 07시 42분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이 시커먼 교실에서만 내 젊음을 보내긴 너무 아까워』 소리질러 부른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 이데아」. 섬뜩할 정도로 파괴적인 내용. 힘껏, 목이 터지도록…. 아, 시원하다. 서울의 한 외국어고에 다니는 전모군(18)의 스트레스 해소법. 노래방에서 지칠때까지 노래 부른다. 줄곧 전교1등을 지켜온 전군. 1등이 그에겐 영광이자 짐이다. 긴장. 그에겐 한달에 한두번 노래방으로 향하는 길이 「아주 특별한 외출」에 속한다. 고성방가 말고 또 있다. 전군은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물리치는 비장의 수를 소개한다. 『공부를 더하는 겁니다. 이열치열. 공부는 공부로 풀어야지요』 「범생이(모범생)」들. 1등을 지키기 위해 산다.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산다. 스트레스는 치열한 경쟁의 배설물. 피할 수 없다. 그들은 자연스레 스트레스속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한다. 사람의 지문만큼이나 다양한 스트레스 퇴치법. 서울 E여고에서 줄곧 수석을 지켜온 최윤화양(18). 그녀는 마구 먹는다. 계속 씹는다. 입속에서 쉽사리 녹아버리는 아이스크림이나 사탕은 싫다. 「씹는 맛」이 중요하다. 바삭바삭한 과자나 쫄깃한 떡볶이가 좋다. 영화도 좋다. 무척 우습거나 굉장히 무서운 영화가 좋다. 얼마전 공포영화 「나이트메어」를 보았다. 「악몽」의 1시간 40분. 「악몽」을 통해 어느새 「악몽」같은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밋밋한 줄거리는 싫다.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인다. 낮잠을 좋아하는 서울 S고 강모양(18)도 있다. 「지칠 때까지」 잔다. 자다보면 스트레스는 사그라진다. 목욕도 좋다. 뜨거운 한증탕 보다는 온몸을 때수건으로 「빡빡」 미는게 좋다. 시원하다. 때와 함께 스트레스는 밀려간다. 천차만별인 범생이들의 스트레스해소법. 여학생들은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 피아노를 친다, 시끄러운 음악을 들으며 춤춘다 등 다양한 항(抗)스트레스 보호막으로 자신을 두른다. 남학생들도 다양하다. 오락실을 간다, 운동을 한다, 미팅을 나간다, 영화를 본다 등. 때로는 다음과 같은 「처절한」 방법도 있다. 「도서실에서 한껏 소리를 지르고 담당 선생님에게 사정없이 혼난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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