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털어 회사살리자』…기산직원 3백억 私募CB떠안아

  • 입력 1997년 6월 1일 08시 23분


「2천만원씩 내서 회사가 위기를 벗어나는데 도움만 된다면…」. 기아그룹 계열 건설회사인 ㈜기산의 직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자금난을 겪고 있는 회사 돕기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기산은 31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7월1일자로 3백억원 규모의 사모(私募)전환사채(CB)를 발행, 이 회사 姜吉模(강길모)기획부장에게 인수시키기로 했다고 증권거래소를 통해 공시했다. 강부장은 기산의 우리사주조합이 최근 사모CB를 인수하기 위해 결성한 「주식갖기회」의 업무집행이사. 주식갖기회에는 현재 기산 전 직원의 80%가 넘는 1천4백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한 회원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회사를 돕자는 취지에 공감, 선뜻 동참했다』고 말했다. 기아그룹 종업원 복지기금에서 인수한 일종의 종업원 지주회사인 기산은 현재 도급순위 32위인 중견건설업체로 지난해 67억2천만원의 적자를 냈다. 증권관계법상 사모CB는 50인 이상이 인수할 수 없기 때문에 주식갖기회는 일단 강부장이 이를 모두 인수한 뒤 회원들에게 전매(轉賣)하는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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