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재기자] 「비디오에서 영화로, 영화에서 극장으로」.
영상산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의 극장업 진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영화제작 및 수입을 통해 소프트웨어 확보에 치중해온 대기업들이 배급망 확보로 눈을 돌리면서 하드웨어인 극장 인수에 나서고 있는 것.
대기업 극장 진출은 삼성 대우가 선발주자로 나선 가운데 제일제당과 현대 등 여타 기업이 뒤따르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삼성의 경우 3월1일부터 서울 종로3가 서울극장(대표 곽정환) 3개관중 1개관을 운영하게 된다. 남대문 삼성생명 1층 국제회의장도 극장으로 개조돼 9월말 문을 열 예정.
명보극장의 2개관을 확보해온 삼성은 이로써 서울도심의 대표적 상영관을 잇는 배급라인을 형성, 관련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또 내년초 분당신도시 서현역 부근에 복합상영관을 완공하는 한편 서울강남 도곡동 등에 20∼30여개의 상영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영화분야에서 삼성과 쌍벽을 이뤄온 대우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95년 서울신사동 씨네하우스(4개관)를 3백억원에 사들인 대우는 지난해 10월과 12월 서울강북의 개봉관인 대한과 스카라극장의 운영권을 넘겨받아 배급 메이저의 기틀을 다졌다. 대우는 또 현재 운영중인 부산부영극장을 비롯, 대구 광주 대전 등 지방 대도시와 수원 의정부 등 수도권 기존극장을 상대로 인수 및 임대 협상을 진행중이다.
제일제당은 영화관과 쇼핑센터, 오락시설이 결합된 멀티플렉스 형태의 극장개발을 시도하는 케이스. 내년초 서울 지하철2호선 강변역 맞은편에 완공되는 테크노마트 건물과 일산신도시 주엽역 부근 서강백화점의 1개층을 빌려 각각 10여개의 상영관을 개설할 예정이다.
현대그룹 계열의 금강기획도 압구정동에 짓고 있는 현대산업개발 사옥에 첨단시설을 갖춘 영화관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체계적 관리시스템이 극장운영에 적용될 경우 예매 시스템이 정착되고 극장 내부시설도 한결 청결해져 관객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충무로 일각에는 대기업이 영화 배급망을 장악할 경우의 「횡포」를 걱정하는 시각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