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아시아 필」東京공연 성황…29∼30일 서울서

  • 입력 1997년 1월 26일 20시 03분


[東京〓尹相參 특파원] 정명훈의 지휘봉 아래 모인 아시아 각국의 빼어난 연주자들이 미래를 향한 「가교의 교차로」를 활짝 열었다. 24일 도쿄 국제포럼 C홀에서 열린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첫 공연은 차분히 그리고 차질없이 진행됐다. 국제포럼빌딩 개관 기념 형식으로 열린 이날 공연에서 아시아 필은 지난해 타계한 일본의 저명한 작곡가 다케미쓰 도오루(武滿徹)의 창작곡인 「새는 별모양의 뜰에 내린다」와 말러 교향곡 5번을 선보였다. 다케미쓰는 「꿈」으로부터 발상된 작품을 적지 않게 남겼는데 이번에 공연된 곡도 새떼들이 선회하며 정원으로 내려오는 모양을 환상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말러의 곡은 연주가 까다로워 각국에서 모인 단원들이 호흡을 잘 맞춰 나갈지 우려도 있었으나 지휘자의 훌륭한 지휘와 단원들의 열의로 단시간안에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25일과 26일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했다. 정명훈씨는 첫 공연이 끝난뒤 『이번은 음악 수준에 초점을 맞춰 평가받기보다는 아시아 필 공연이 성사된데 의의를 두고 싶다』며 『도쿄에서 출발한 아시아 필의 열매가 서울에서 맺힐 수 있도록 국내 팬들의 성원과 관계기관의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오케스트라의 창설 취지에 맞게 아시아인 작곡가들의 작품을 많이 선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평화의 전령사답게 최근 러시아 선박의 중유 유출로 인한 환경파괴로 고통을 겪고 있는 도야마(富山)지역 등에 이번 공연 수익금의 일부를 보내기로 했다. 일본인 음악관계자들은 『아시아 필을 통해 아시아 음악인들의 「교류의 장」이 본격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삿포로에서 열리는 태평양 음악페스티벌도 처음에는 어색한 점이 많았지만 날이 갈수록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시아 8개국에서 온 단원들 역시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 처음에는 원만하게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친밀해지고 전체적인 기량도 한껏 높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시아필은 도쿄공연에 이어 29, 30일 오후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29일에는 말러의 교향곡 5번과 한국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며 30일에는 리비아 손의 바이올린 협연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한국공연 안내 ☎02―547―5694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