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산다/모자갈등 이렇게 풀자]이유있는 간섭-반항

  • 입력 1997년 1월 2일 2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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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華盛기자」 『미운 일곱살은 이제 옛말이에요. 요즘은 미운 다섯살, 미친 일곱살이죠』 애들과 싸우다 하루 해를 다 보낸다는 주부 이정숙씨(35·서울 개포동). 일곱살, 다섯살 두 아이들과의 「전쟁」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아무리 반항기라 하지만 이해 안가는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식탁에서 숟가락으로 밥을 퍼 눈싸움하듯 서로 던지는가 하면 큰놈은 갑자기 학교에 안 가겠다고 막무가내다. 얼마전 둘째는 2층 침대에서 뛰어 내리다 다리가 부러져 깁스를 했다. 자기뜻대로 안되면 땅바닥에 벌렁 누워 떼를 쓰기 일쑤다. 주부 김미향씨(41·서울 목동). 요즘 중학교 2학년생인 큰딸과 냉전중이다. 딸은 언제부터인가 김씨와 아예 얘기 하기를 꺼렸다. 처음엔 사춘기라 그러려니 하고 무심히 넘겼다. 그런데 어느날 딸의 일기장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딸은 일기장에서 『우리 엄마는 자기자신의 욕심을 위해서 딸의 인생을 자기마음대로 하려 한다』며 『더 이상 엄마의 뜻대로 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징역살이가 끝났는가 했더니 이제 시베리아로 유배가는 기분이다』 고3 아들의 뒷바라지를 끝내고 아들의 입시를 기다리고 있던 최영희씨(48·서울녹번동). 아들의 수능 성적이 좋지 않아 잔뜩 죄지은 기분인데 아들은 한술 더떠 나쁜 성적이 모두 엄마 탓이라는듯 사사건건 반항적이다. 담배를 엄마앞에서 공공연히 피우는가 하면 술까지 마시고 다녔다. 어머니와 아들, 어머니와 딸. 소위 모자갈등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요즘 아이들은 겉으로는 철부지 같아도 속으로는 뚜렷한 삶의 목적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너무 이래라 저래라 하면 반발한다는것. 일단 있는 그대로 아이들의 입장에서 출발하면 대부분 문제될게 없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어법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왜」그러냐고 물을 때 「그냥」이나 「몰라요」라고 대답한다고 해서 반항으로 생각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감성과 이미지에 익숙한 요즘 신세대들은 진짜 그럴수 있다는 것. 안산에 있는 가출청소년들의 보금자리인 「예수가정」의 조순실씨는 『사랑도 지나치면 간섭이 된다. 엄마가 목표치를 정해놓고 「왜」 「왜」를 외치면 자녀는 억하심정부터 생긴다』고 지적한다. 조씨는 『아이들 갈등의 80∼90%는 부모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이와는 약간 다른 의견도 있다. 한림대 의대 황인홍교수(가정의학)는 『신세대라는 말 자체가 기성세대들의 책임회피용 단어』라고 전제하고 『애들을 무슨 별나라에서 온 사람처럼 오냐오냐 떠받쳐 주지만 말고 뭐가 옳고 뭐가 그른가를 어릴 때부터 올바르게 가르쳐 주면 갈등이 생길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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