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원作 동아일보 새 연재소설 「여자의 사랑」

  • 입력 1996년 12월 27일 21시 29분


「鄭恩玲 기자」 소설가 이순원씨(39)는 작품을 쓸 때면 지독한 체인스모커가 된다. 재털이에 피우다 만 담배를 걸쳐놓고도 새 담배에 불을 붙이는 실수를 저지르기 일쑤다. 요즘 이씨의 집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담배연기로 자욱하다. 97년1월1일부터 동아일보에 「여자의 사랑」을 연재할 이씨가 주인공 채서영의 핏빛 사랑을 그려내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죽기전에 멋진 연애소설 한 편 써보고 싶다는 소망은 모든 소설가들의 공통된 꿈일 겁니다. 연재소설 「여자의 사랑」을 통해 그 꿈을 한번 이뤄보자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이씨는 채서영을 70년대 「겨울여자」의 주인공 이화를 잇는 90년대 사랑의 전형으로 만들어내고자 한다. 『섹스는 믿어도 연애는 믿지않고 돈이 인간도리를 대신하는 물신화된 사회에서 새삼스레 무슨 지순한 사랑타령이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순결한 사랑이 귀해지는만큼 그런 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갈증은 더 강렬해지게 마련이라는 게 제 믿음입니다』 주인공 채서영은 일생에 걸쳐 세번의 사랑을 경험한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던 겨울, 처음으로 신문을 꼼꼼히 살펴읽기 시작하며 서영의 가슴에는 한 문학담당 기자의 이름이 아로새겨진다. 스물두살이 되던 해 서영은 처음 마음속에서 그려오던 그를 만나지만 이미 그는 가정을 가진 「아저씨」다. 첫 만남이후 서영에게 끌리는 만큼 서영을 애써 멀리하던 아저씨는 애틋한 아픔만 남기고 서영을 떠난다. 서영의 두번째 사랑은 맑은 영혼을 가진 젊은이다. 그러나 서영과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청년을 서영의 가족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혼이 좌절된 후 서영은 어른들의 이기심에 대한 철저한 반항과 복수를 위해 지금까지의 해맑던 삶과는 다른 삶에 자신을 내던진다. 욕망으로 얼룩진 도시에서 거친 생활을 하던 서영은 위기에 몰리고 그때 자신보다 거칠게 세상을 살아온 한 남자의 도움을 받게된다. 「늑대」같은 영혼을 가진 남자에게서영은 생애 세번째의 사랑을 느끼지만 그 사랑은 목숨을 요구하는 것이다. 『세명의 남자를 거치지만 서영은 그 각각의 사랑에 최선을 다합니다. 남자들에게 순정을 다하는 여자라는 점 때문에 서영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사랑때문에 갖은 난관을 거치면서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더욱 강인한 의지로 단련되어가는 사람이라는 점 때문에 서영이 빛나는 것이지요』 이순원씨는 신문연재소설 집필을 「매일매일 성적표 받는 일」에 비유한다. 그만큼 긴장이 심하지만 작가로서의 자기단련에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미학적 완성이 있는 멋진 연애소설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디 독자들께서 너무 서두르지 말고 서영이라는 한 소녀가 성숙한 사랑을 이뤄나가는 여인으로 커가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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