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미지왕」

「朴元在기자」 21일 개봉되는 섹스코미디 「미지왕」(김용태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발상의 자유로움으로 똘똘 뭉쳐진 영화다. 「서편제」 「장군의 아들」 등 흥행작을 잇달아 발표, 충무로의 중심자리를 지켜온 태흥영화사가 파격적인 개념의 영화 제작을 시도해 화제가 됐다. 제목 「미지왕」은 「미친×, 지가 무슨 왕자라고…」의 줄임말. 제작진의 장난기마저 엿보이는 이 영화는 우선 등장인물의 이름에서부터 기존 작품과의 차별화를 고집하고 있다. 주인공인 왕창한을 비롯, 엄청난 정주라 견풍미 설소희 노무해 기동찬 나도해 등이 갖가지 해프닝의 핵심 인물로 나서 폭소를 만들어 낸다. 영화는 결혼식장에서 신랑입장 순서를 눈앞에 두고 갑자기 사라진 바람둥이 청년 왕창한(조상기)의 행적을 하객들의 증언을 짜깁기해 밝혀내는 식으로 진행된다. 순박한 청년 왕창한이 바람둥이로 전락하게 된 사연을 통해 우리사회 성(性) 모럴과 결혼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통렬하게 꼬집는다. 「모든 고정관념에 대한 문제제기」를 모토로 내건 영화답게 상황전개와 대사 수준도 예측불허. 증인이 엉뚱한 말을 늘어놓는 대목에서는 수사관들의 얼굴에 고드름이 맺히는 설정으로 「썰렁함」을 조롱하고 남녀의 정사장면에서는 스태프를 고스란히 등장시켜 영화와 촬영현장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여관을 「女棺」, 사진관의 암실을 「癌室」로 표현하는가 하면 느닷없이 중국말 일본말로 의사소통을 하는 등 좌충우돌식 전개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평론가들은 『스토리에 얽매이기보다는 영화에 삽입돼 있는 사회풍자 장치를 눈여겨 보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