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燁 기자」 가수 김현철이 새 앨범을 발표하자마자 급상승중이다. 이달초 첫선을 보인 5집 「동야동조(冬夜冬朝)」가 보름도 안돼 20만장이상 판매되며 「인기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다. 인기정상을 달리고 있는 이문세의 「조조할인」도 『김현철 때문에 기가 꺾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현철은 재즈를 기반으로 발라드의 독특한 품위와 멋을 표현해온 가수. 89년 홍익대 1학년때 가수로 데뷔했으나 작곡과 음반프로듀서로 먼저 유명세를 탔고 이소라의 히트 음반 「난 행복해」도 그의 손길을 거쳤다.
이번 5집도 김현철이 추구해온 음악세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머릿곡 「일생을」을 비롯해 11곡이 모두 「재즈 발라드」다.
『평생 하나만 해도 제대로 못하는데 다른 쪽에 관심을 둘 틈이 없어요. 변신을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참다운 변신은 일생에 한두번 될까요』
말투부터 마음을 비운 사람을 만나는 듯하다. 작곡으로 유명한 그가 노래를 직접 부른 이유도 『가수를 찾다보니 김현철이라는 가수를 만났을 뿐』이라는 식이다. 이번 음반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컨셉트같은 것은 없고 음악은 느낌이기 때문에 그런 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작사작곡할 때 김현철은 『아무 생각없이 일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자신을 투영하기 좋다는 것이다. 그는 『작곡은 내 몸에서 나오는 빛이 스크린에 비쳐지는 모습을 표현하는 행위』라며 『이때 의식적으로 악기구성이나 음표를 그려보면 대개는 부자연스럽게 되더라』고 말했다.
머릿곡 「일생을」에 대한 설명도 길지 않다. 그저 『왁자지껄한 술자리에서 혼자 이별의 슬픔을 되새기는 심정을 썼는데 군중속의 고독쯤 될까요』라고 말할 뿐이다.
김현철의 가사는 독특하다. 일상적인 구어체로 보통의 발라드 가사와 대조적이다. 「쓰잘대기 없는 잡담을 늘어놓고서/황당해하며 나에게 되물었지만/나는 미칠 것 같아」(일생을) 「그것좀봐 내가 뭐랬니」(내가 뭐랬니) 「그렇잖아/잘해준 건 고마웠어」(그렇더라도)등 마치 옆에 있는 친구에게 말하는 투다.
『구어체가 구체적인 것 같아요. 구체적이지 않은 것은 우선 말하기 싫습니다 .이를테면 「커피잔에 비친 내모습」같은 가사는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느낌이 없어요』
데뷔한 지 7년. 데뷔초부터 재즈가 토대임을 보여줬다. 그러다 영화앨범 「그대안의 블루」를 통해 인정받았고 94년 「달의 몰락」으로 인기가수대열에도 올라섰으며 MBC 라디오 「김현철의 디스크쇼」도 3년째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