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 불교학자 이기영박사…원효사상 집대성 불교연구개척자

  • 입력 1996년 11월 10일 16시 46분


고 李箕永박사는 한국불교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연 개척자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94년에 펴낸 「원효사상연구1」은 원효사상을 집대성한 역저로 꼽힌다. 원효사상의 참된 의미를 밝히기 위해 인도경전을 원전 해독했던 李박사는 중국의 선종(禪宗)이 원효의 영향을 받아 성립했으나 원효사상과는 달리 은둔수행의 길로 나아갔다는 차이점을 밝혔다. 벨기에 루뱅대에서 불교철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원효사상을 접하기전까지는 개신교도에서 개종한 가톨릭신자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불교 기독교 유교 등 배타적인 종교구분이 멀지않아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생전에 『원효가 가장 경계한 것은 성(聖)과 속(俗)의 분리』라며 『부처는 인간과 자연안에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70년대부터 원효학당을 개설, 원효사상을 일반인들에게 알린 것이나 민주주의 공산주의 등 현대적 가치와 원효사상의 접점을 찾는 연구에 심혈을 기울인 것은 「실천적인 학자」로서 고인의면모를 드러낸다. 87년 동국대를 정년퇴임한 후 한국불교연구원을 개설해 연구에 매진했다. 「석가」 「원효사상」 「사색인의 염주」 등 3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鄭恩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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