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 추모음악회」베를린서 열려…韓-獨연주가 대거참석

  • 입력 1996년 11월 9일 20시 54분


지난해 작고한 재독작곡가 尹伊桑씨의 추모음악회가 8일저녁 독일 베를린의 콘체르트 하우스에서 한국과 독일 두나라 연주가들에 의해 합동으로 열렸다. 주관은 지난 2월 결성되어 베를린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윤이상협회. 지난해 작고직후의 추모음악회가 고인의 동료였던 독일인들 중심으로 이뤄졌던데 비해 이번엔 한국과 독일, 중진과 신진세대가 모두 참여해 조화를 이룬 점이 큰 특징이었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높은 연주기교를 요구하면서도 곡 전반부의 갈등이 마지막에 화합으로 끝나는 尹씨의 대표작 「오보에와 첼로를 위한 동서(東西)미니어처」(94년), 「현악4중주 4번」(88년) 등이 연주돼 청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음악회에서 독일 연주자와 합동으로 「쿼텟 21」을 합연한 朴경옥교수(한양대음대)는 『비록 尹선생에게 사사하지는 않았지만 연주하면 할수록 한국인의 정서에 잘 맞는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연주회에 앞서 열린 국제尹伊桑협회 총회는 내년이 尹씨의 80회 생일인 점을 고려, 내년 11월5일부터 베를린 예술대학(HDK)과 함께 나흘간 기념주간 행사를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계획중인 기념주간 행사에는 尹씨의 곡을 전문적으로 다뤄 온 연주자와 이론가들이 참석하는 국제 尹伊桑음악 워크숍과 연주회 등이 포함된다. 한편 이날 연주회에는 尹씨의 미망인 李水子씨(69)가 참석했으며 李씨는 『한편으로 기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면서 『타계 1년이 지나도록 조국이 기념사업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베를린〓金昶熙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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