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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문명 어리석고 오만』…「문명충돌론」 헌틴텅교수

입력 1996-10-29 20:23업데이트 2009-09-2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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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李載昊특파원」 「문명의 충돌」주장으로 유명한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하버드대교수)이 서구문명의 오만함을 통렬히 비판하는 글을 써 다시 주목받고 있다. 헌팅턴은 다음달 출간될 자신의 저서 「문명의 충돌과 세계 질서의 재편」에서 『서구문명을 가장 보편적인 문명으로 생각하고 이를 다른 국가나 민족에게 강요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지적하고 『세계는 지금 반(反)서구적인 토착화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11,12월호)에 미리 실린 그의 저서 중의 「서구문명―독특할 뿐 보편적인 것은 아니다」를 요약, 소개한다. 서구문명의 오만함은 흔히 두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하나는 미국의 음식 옷 노래 영화 소비재 등이 세계적으로 판을 치니까 서구, 특히 미국의 대중문화가 세계를 에워싸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서구가 근대화된 사회를 이끌어냈으니까 다른 문명권의 근대화도 곧 서구화를 의미한다고 믿는 경우다. 이 두가지 생각은 잘못된 것으로 오만하고 어리석고 위험하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마신다고 해서 이들이 미국인들처럼 사고하고 행동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른바 「코카콜라 식민지화론」은 성립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근대화된다고 해서 서구화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 비(非)서구 국가들은 근대화되면 될수록 「토착화」되는 경향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 서구인들은 이제 서구문명이 보편적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날 때가 됐다. 서구의 이익은 다른 국가와 민족의 일에 멋대로 개입해 서구적인 가치나 기준을 보편성이라는 이름하에 강요하는 데서는 결코 찾을 수 없다. 지역갈등은 이제 지역 문명권의 주도적인 국가들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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