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의 습기로 인한 래치(Latch) 부식은 1인 가구를 예고 없이 고립시키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사고 발생 시 휴대폰 음성 인식이나 주변 물건을 활용해 신속히 구조를 요청해야 하며, 평소 비상 공구 비치와 문고리 점검 등 작은 습관을 통해 고립 사고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사진=뉴시스,게티이미지뱅크
화장실 갇힘 사고는 1인 가구에 치명적이다. 도와줄 가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외부와 단절된 좁은 공간에 고립되면 패닉 상태에 빠지기 쉽고, 발견이 늦어지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사고의 주원인은 습기에 노출된 문고리 내부 부품인 ‘래치(Latch)’의 부식이다. 욕실은 환경 특성상 금속 부속품이 부식되기 쉬우며, 이 장치가 고장 나면 손잡이를 돌려도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화장실 이용 시 휴대폰을 항상 지참하는 것이다. 휴대폰은 고립 시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만약 휴대폰 없이 갇혔다면 “시리야”나 “하이 빅스비” 등 음성 인식 기능을 크게 외쳐 긴급 신고를 시도해야 한다.
창문이 있는 화장실이라면 창밖으로 수건을 흔들거나 소리를 질러 행인에게 알리고, 휴지 뭉치를 밖으로 던져 신호를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창문이 없는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이라면 배수구나 환풍기 쪽을 향해 소리를 치거나 벽을 두드려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결국 자력으로 탈출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문 손잡이를 부술만한 단단하고 묵직한 물건이다.
하지만 별다른 도구가 없는 화장실 안에서는 ‘변기 수조 뚜껑’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방법을 사용할 경우에는 파편에 손을 다치지 않도록 반드시 수건으로 손을 감싸고 내리쳐야 한다. 샤워기 헤드도 활용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게티이미지뱅크
안 쓰는 카드나 빳빳한 플라스틱 판, 철심 등도 문을 열 때 도움이 된다. 플라스틱 판을 문틈 사이 45도 각도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면 잠금장치가 고장 난 경우에도 탈출이 가능하다. 또 화장실 내부에 십자드라이버 등 비상 공구를 미리 비치해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패닉 상태에 빠지면 냉정한 판단이 어려워진다. 화장실은 물을 마실 수 있고 체온 유지가 가능해 당장 생존이 불가능한 곳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며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전 점검도 필수다. 문고리가 뻑뻑하거나 회복력이 약해졌다면 즉시 수리해야 하며, ‘도어 스토퍼’를 설치해 문이 완전히 잠기지 않도록 예방하면 좋다.
전문가들은 “특히 1인 가구는 평소 화장실에 갈 때 휴대폰을 지참하고, 문을 완전히 닫지 않고 사용하거나 내부에 비상 도구를 상시 비치하는 등 작은 습관으로 고립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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