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후 경제 저성장 늪으로…“재정 위기 등 장기 침체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9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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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400일이 다 돼가는 러시아 경제가 저성장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감소,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경색, 정부 지출 증가의 악순환으로 장기 침체 확률도 커지고 있다.

28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전체 세입(稅入)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원유 천연가스 등 수입(收入)이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줄어들어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 주력인 우랄산(産) 원유가는 지난달 배럴당 평균 49.56달러(약 6만4000원)였다. 국제 유가 기준 브렌트유(배럴당 80달러)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원유와 가스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하자 러시아는 중국 인도 등에 정상가(價)보다 훨씬 낮은 값에 에너지를 팔고 있다. 이 때문에 올 1, 2월 원유 및 가스 관련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줄었다.

경제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러시아 소비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6.7% 감소했는데 이는 2015년 이후 최악이다. 2월 신차 판매도 지난해 2월 대비 62% 떨어졌다. 반면 천문학적인 전쟁 비용 지출로 2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11%나 올랐다. 러시아 화폐 루블화 가치는 지난해 11월 이후 20%나 하락했다.

또 지난해 9월 예비군 징집령 선포 이후 약 30만 명이 징집돼 노동력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 잠재 성장률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 이전 3.5%였지만 현재는 1%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개전 초기 러시아를 떠난 전 러시아 중앙은행 간부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는 “러시아 경제가 장기 침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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