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호의 로망이 현실로… 정통 오프로더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아시아 최초 공개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3월 22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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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네오스그룹 계열 이네오스오토모티브 론칭
영국 브랜드·BMW 엔진·G바겐 엔지니어링 조합
랜드로버 구형 디펜더 닮은 실루엣
하반기 국내 판매… 서울모빌리티쇼 참여
항공기 콕핏 느낌 아날로그 감성 실내

영국 재벌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색 자동차 브랜드 이네오스가 국내에 공식 론칭했다. 첫 모델을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선보였다.

이네오스오토모티브는 22일 서울 중구 소재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에서 언론행사를 열고 브랜드 첫 모델인 ‘그레나디어(Grenadier)’를 공개했다. 그레나디어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공식 수입과 판매, 서비스 운영 등은 차봇모터스가 맡는다. 국내 판매는 하반기부터 이뤄질 예정이라고 한다. 가격은 이번에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1억50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네오스오토모티브는 영국 석유화학기업 이네오스그룹 계열사로 설립됐다. 2017년부터 자동차 개발을 시작했다. 랜드로버 구형 디펜더와 기계식 사륜구동 자동차 마니아였던 짐 래트클리프(Sir Jim Ratcliffe) 회장 아이디어로 오프로드 차량 개발과 자동차 브랜드 설립이 이뤄진 것이다. 당시 구형 디펜더 같은 차들이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기 시작했고 디펜더는 단종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래트클리프 회장은 기계식 정통 사륜구동 자동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저스틴 호크바 이네오스오토모티브 아태지역 총괄 사장(오른쪽)과 정진구 차봇모터스 대표
저스틴 호크바 이네오스오토모티브 아태지역 총괄 사장(오른쪽)과 정진구 차봇모터스 대표
이후 수년간 막대한 투자를 통해 완성된 모델이 이번에 선보인 그레나디어다. 이네오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그레나디어는 동급 최고 수준 오프로드 성능과 내구성, 실용성을 갖춘 사륜구동 모델을 목표로 개발됐다. 특히 첨단 전자장비로 무장한 현행 오프로더와 달리 이전처럼 기계식 장치 위주로 사양이 갖춰졌다고 한다. 사다리꼴 프레임 섀시와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최대 3개의 록킹 디퍼렌셜, 솔리드 빔 액슬 등을 적용해 험로 주행에 최적화된 강인한 뼈대와 구성을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외관 디자인은 랜드로버 구형 디펜더를 닮았다. 각진 실루엣과 동그란 헤드램프 등 디펜더 특유의 스타일이 적용된 모습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전반적인 디자인이 현대적으로 개선을 거쳤다. 이로 인해 클래식한 스타일을 채용했음에도 요즘 나오는 차들과 이질감이 없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저스틴 호크바(Justin Hocevar) 이네오스오토모티브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그레나디어는 오프로더가 새로운 개념으로 진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첨단 전자장비를 적용해 성능을 향상시킨 최신 오프로더와 달리 전통적인 기능과 사양을 업그레이드해 동급 최고 수준 오프로드 성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호크바 사장에 따르면 그레나디어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내구성을 갖췄지만 오프로드에서 차가 고장이 나도 쉽게 고쳐서 다시 운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요즘 나오는 오프로드 자동차들과 차별화됐다. 또한 1개 차종이지만 탑승자 취향에 맞춰 다양한 옵션과 액세서리를 손쉽게 장착할 수 있어 진정한 ‘나만의 차’를 구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파워트레인은 BMW로부터 공급받는다. 가솔린과 디젤 등 2종으로 구성됐고 국내에는 디젤 모델을 먼저 판매한다. 현재 국내 인증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한다. 디젤 모델에는 3.0리터 직렬 6기통 BMW B57 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최고출력 249마력, 최대토크 56.1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가 엔진회전수 1250~3000rpm에서 나온다. 저속에서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는 세팅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160km로 제한했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에 소요되는 시간은 9.9초다.
국내 출시 일정이 잡히지 않은 가솔린 모델은 3.0리터 직렬 6기통 BMW B58 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286마력, 최대토크는 45.9kg.m이다. 디젤 모델과 마찬가지로 최고속도는 시속 160km로 제한됐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8.6초가 걸린다.
저스틴 호크바 이네오스오토모티브 아태지역 총괄 사장
저스틴 호크바 이네오스오토모티브 아태지역 총괄 사장
저스틴 호크바 사장은 “한국 시장은 트렌드에 민감한 시장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성향을 갖고 있다”며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는 편안함과 안전성, 실용성 등에서 한국 고객들에게 부응할 수 있는 정통 오프로더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디자인 핵심은 실용성이라고 강조했다. 기능에 따른 형태와 능력을 최우선으로 여겨 꾸밈없이 명확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한다. 박스형 외관으로 공간 효율을 극대화하고 오프로드 성능을 위해 바퀴를 섀시 모서리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차체 오버행은 최대한 줄여 급격한 경사를 극복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역시 독특한 구성이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와 달리 물리적인 버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큼직하고 직관적인 버튼이 센터페시아와 천장에 빼곡하게 배치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날로그 감성이 돋보인다. 수많은 버튼 배치는 항공기 콕핏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레나디어는 다임러 공장을 인수하고 해당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을 그대로 채용한 프랑스 엉바슈(Hambach)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 공장은 다임러 벤츠 스마트를 생산하던 공장이다. 벤츠 일부 차종은 내년까지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벤츠 G바겐을 위탁 생산하는 마그나슈타이어가 그레나디어 엔지니어링에 참여했다. 영국에서 설립된 브랜드와 BMW 파워트레인, 벤츠 G바겐 엔지니어링이 조합돼 완성된 차로 볼 수 있다.

국내 판매는 인증 등을 거쳐 하반기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국내에서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차봇모빌리티 자회사 차봇모터스가 공식 딜러 역할을 한다. 국내 첫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는 서울시 성수동에서 문을 연다. 정진구 차봇모터스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정통 오프로더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인데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모델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그레나디어는 정통 오프로더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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