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히티는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의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2013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B조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에 1-6으로 졌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인구 13만 명의 작은 섬나라 타히티. 축구팬들에게도 낯선 나라다. 철저한 축구변방. FIFA 랭킹은
138위. 단 한 번도 오세아니아를 벗어나 경기를 펼친 적이 없다. 당연히 국제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낸 적도 없다. 그런데
컨페드컵에서 당당히 오세아니아 대표로 참가했다. 3월 열린 오세아니아네이션스컵에서 뉴칼레도니아(97위)를 1-0으로 제압하고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운이 많이 따랐다. 오세아니아 축구의 패권국 호주가 아시아 무대로 이동했다. 중심축은 뉴질랜드(57위)로
이동했다. 2010남아공월드컵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뉴질랜드가 오세아니아네이션스컵에서 뉴칼레도니아에 덜미를 잡혔다. 타히티는
기회를 틈타 정상에 올랐다.
프로선수는 단 1명. 그리스 프로축구에서 뛰는 마라마 바히루아(33)가
유일하다. 프랑스 U-21 대표로 뛰기도 했던 그는 일찌감치 타히티 대표를 선택하며 잔잔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나머지는
아마추어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비치사커 출신 선수들부터 관광가이드, 농부, 어부까지 다양한 직업군(?)을 아우른다. 축구 전술도
간결하다. 바히루아에게 몰아주면서 득점기회를 찾는다.
경기 시작 전 선수단이 나이지리아 벤치를 찾아 타히티의 전통
조개목걸이를 걸어주며 역사적인 경기를 자축했다. 경기에서는 잦은 실수로 번번이 골을 먹었다. 전반 5분 만에 실점했다. 그러나
축제 분위기는 여전했다. 후반 9분 조나단 데하우가 역사적인 국제무대 데뷔골을 뽑아냈다. 전통 춤을 추며 크게 환호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밝게 웃었다. 데하우는 “타히티 축구 역사에 의미 있는 골을 넣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