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 그리고 나의 꿈
-일본 생활도 벌써 꽤 하셨어요.“여기(일본)에 온지 3년을 좀 넘겼어요. 처음보다는 많이 적응 된 것 같아요. 처음 왔을 땐 그냥 축구만 해서 그런지 모든 게 어색했죠. 그런데 요즘은 말도 알아듣고, 말도 하다보니 축구 외적으로도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ㅋ”
-일본어 공부 열심히 하는 것 같네요.“예, 일본어 공부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개별적으로 공부하다가 교토 시절 (이) 정수 형을 가르쳤던 과외 선생님을 소개 받았죠. 작년은 구단이 붙여준 통역에 의존한 채 전혀 공부를 안 했죠. 이제 말씀드리지만 당시만 해도 일본에 이토록 오래 있을지 몰랐거든요. 솔직히 ‘난 곧 떠날 사람’이란 생각도 했어요. 그렇게 한 시즌을 보내고 감바 오사카에 이적하게 됐어요. 아차, 싶었죠. 그 때부터 죽기 살기로 열심히 공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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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진출의 꿈은 접으셨어요.“조금은 두려웠어요. 준비가 덜 됐었다는 생각? 솔직히 마음의 준비가 잘 안 돼 있었어요. 남아공월드컵 엔트리에서 탈락한 게 정말 큰 시련으로 다가왔죠. 자신감이 부족했다는 생각 등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어요. 사실 어떤 에이전트 분이 도와주신다고 했는데, 몇 차례 유럽 진출을 꿈꾸다 실패하다보니 여러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예전 이근호 선수의 모습이 아닌데요. 꿈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어디로 가고 싶어요?“기회만 된다면 어디든지 좋아요. 이근호란 축구 선수가 얼마나 세계에 통할 수 있을지도 확인해보고 싶고. ㅋ. 사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처럼 빅리그가 아닌, 조금은 수준이 낮은 리그라도 도전하고 싶어요. 꿈을 포기하진 않았답니다. 지금도 알아보고 있어요. 올해 소속 팀과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폭 넓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죠.”
-김승용 선수와 같은 팀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일본에서는 아시아쿼터 중 한국 선수들이 인정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능동적이고, 팀이 원하는 바를 희생해서 잘 풀어나가고요. 너무 자랑인가? ㅋ.”
-태양의 아들이란 별명 외에 일본에서 불리는 닉네임 있나요.“한국에서처럼 태양의 아들로 많이 부르기도 하고. 동료들이 ‘구노’로 부르더라고요. 진짜 본명인 줄 착각하는 친구들도 있다니까요.”
○나를 붙잡아준 친구들
-대구FC에서 뛸 때 애인과 찍은 사진이 한참 화제가 됐는데. “4년을 만난 여자친구와 올해 초에 헤어졌어요. 아, 이런 얘기는 조금 부담스러운데. 정말 좋은 분이었는데, 제가 제대로 챙기지 못했어요.”
-일본에서 외로울 때 뭐해요.“주로 일본어 공부를 하고요. 동료 김승용이 있으니까 함께 놀아요. 승용이랑 쇼핑하러 가거나 인터넷 하고. 가끔 밥 먹으러 나갑니다. 쉴 때가 가장 외로워요. 운동을 할 때는 아무 느낌이 없다가 운동을 쉬는 날, 휴식이 주어질 때면 외롭다는 생각 많이 해요.”
-한국인 2명이 같은 팀에서 뛰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은.“한국말을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게 가장 좋아요. 승용이랑은 고교 동창이고,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어요. 너무 잘 아니까 편하고요. 마음 맞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좋고. 굳이 꼽는다면 서로 경쟁해야 한다는 점. 에이, 그것도 좋은 점이네요.”
-85년생 나비효과 모임에서 박주영이 결혼 첫 스타트를 뗐어요.“85년생, 올림픽대표, 오장은 박주영 김승용 등이 친구죠. 그리고 백지훈 김진규 정성룡 등 빠른 85년생 형들이 회원인데요. 가장 많이 모일 수 있는 날로 정해서 2∼3년 전까진 거의 다 모였었는데, 지금은 많이 만나지 못하고 있어요.”
-축구 말고 꼭 해보고 싶은 게 뭐죠?“여행? 미국에 꼭 가보고 싶어요. 주변에서 다녀왔다는 분들이 하나같이 추천을 하시더라고요. 얼마나 좋은지, 축구 생각 하나도 하지 않고 배낭을 둘러메고 가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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