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는 태릉 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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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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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에 늘 미안함 앞서
후배들 밥값 등 통크게 쏴

16일 광저우시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한 박태환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변영욱 동아일보 기자 cut@donga.com
16일 광저우시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한 박태환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변영욱 동아일보 기자 cut@donga.com
박태환(21·단국대)은 아직까지도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가 없다. 신용카드를 쓰면 아버지의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가 간다.

문자메시지 수신음이 울리면 아버지는 또 긴장(?)한다. “야, 너는 어디에다가 그렇게 돈을 많이 쓰냐?” 사실, 숙식을 모두 해결해주는 태릉선수촌 안에서 선수들이 돈을 쓸 곳은 없다. 그렇다면 박태환은 어디에?

알고 보니 대부분 대표팀 동료들을 위해 쓴 것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파트너 선수인 이현승(24·서울수영연맹)을 비롯해 후배들에게도 밥을 잘 산다”고 했다. 과자파티를 할 때도 계산대에서 신용카드를 내미는 선수는 주로 박태환.

친한 선수들의 생일에는 선물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물론 벌이가 가장 좋은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의미가 더 크다. 대표팀 관계자는 “사실 한 명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왜 묘한 시선이 없겠느냐. 하지만 태환이가 워낙 선후배들에게 잘하고, 잘 어울린다”며 웃었다.

어느덧 대표팀내 어엿한 중고참으로 성장한 박태환의 듬직한 씀씀이.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 씨는 “주변에 베푸는 것이라면 얼마든 핸드폰이 울려도 상관없다”며 웃었다.

광저우(중국)|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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