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문까지…" 검찰수사 지휘라인 징계수위 크게 높아질듯

  • 입력 2002년 11월 8일 22시 53분


‘서울지검 피의자 폭행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감찰부가 “물고문이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함에 따라 김진환(金振煥) 서울지검장 등에 대한 징계의 수위도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서는 자칫 87년 물고문을 당하다 숨진 박종철(朴鍾哲)군 고문치사 사건과 같은 대형 악재로 비화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검찰은 일단 물고문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내부적으로 서울지검의 지휘라인에 대해 강도 높은 문책과 인사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청사내 피의자 폭행 사망도 검찰 사상 초유의 일인데다 더욱 충격적인 물고문이라는 파도가 검찰을 다시 덮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으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퇴진하고 서울지검 강력부장은 사표를 냈다. 주임 검사였던 홍경령(洪景嶺) 전 검사는 사표 제출 후 구속돼 피의자 사망 사건에 대한 파문이 그치지 않았다.

여기에다 ‘검찰내 물고문’이라는 악재가 다시 불거져 피의자 사망의 원인이 된 살인 사건 수사를 지휘한 서울지검장과 3차장 등에 대한 강도 높은 문책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심상명(沈相明) 신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 서울지검 지휘부에 대해 중징계 조치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사들은 특히 ‘물고문이 절대 없었다’고 부인한 수사관들이 사망 사건 발생 초기 서울지검 특별조사실에서 물바가지와 수건을 치우는 등 ‘현장 은폐’를 한 사실까지 밝혀질 경우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살인용의자 구타사망 사건의 진행 과정이 이상하게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을 닮아가고 있다”며 “아직까지 물고문을 하는 수사관이 있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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